[앵커]
영화가 다 끝나고 출연자와 스텝들을 소개하는 자막을 '엔딩크레딧'이라고 합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얼핏 보기는 하지만 눈여겨 보긴 쉽지 않지요. 그런데 최근 영화들은 이 엔딩크레딧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활용해서 그 여운을 더하고 있습니다.
구동회 기자입니다.
[기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을 그린 영화 귀향.
영화가 끝났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엔딩크레딧을 가득 메운 수 많은 이름들.
제작비를 후원한 7만5000여명의 명단입니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까지 보여주면서 마지막까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신부들의 아동 성폭력을 은폐하려는 교회와 이를 파헤치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스포트라이트.
엔딩크레딧에 사건이 일어난 교회의 이름을 나열하며 이 사건이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부각합니다.
영화 동주의 마지막엔 영화의 두 주인공 윤동주와 그의 고종사촌 송몽규의 생애를
자료사진과 함께 소개합니다.
축구 선수로 활약하고 웅변대회도 나간 윤동주의 일화가 소개될 때는 여린 이미지로만 기억됐던 윤동주의 새로운 모습까지 볼 수 있습니다.
[정지욱/영화평론가 : 외국에서는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문화로 정착돼 있는데요. 최근 한국 관객들도 그런 문화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화의 중요한 한 순간이 된 엔딩크레딧. 영화가 끝나도 관객들은 영화관을 쉽게 떠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