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식이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으면서 매달 생활비를 냈다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집을 맡기고 매달 돈을 받는 주택연금처럼 이른바 자식연금을 인정한 겁니다.
최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9살 허모 씨는 2010년 1억 6천만 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를 부모로부터 넘겨받았습니다.
허 씨는 2007년부터 아파트 대금 명목으로 매달 120만 원을 부쳤습니다.
담보 빚 6천2백만 원도 대신 갚았습니다.
거의 아파트값에 맞먹는 돈이 들어간 겁니다.
성동세무서는 허 씨가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며, 920여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이에 반발한 허 씨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2심은 허 씨의 거래는 단순한 증여가 아니라 주택연금과 비슷하다며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했고, 대법원도 허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선일 공보관/대법원 : 매월 지급한 돈의 액수, 대신 채무를 갚은 금액 등에 비춰볼 때 이 사건 부동산은 매매로 이전된 것이라고 본 원심을 받아들인 판결입니다.]
집을 물려주는 대가로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받는 방식이 주택연금과 비슷하다는 취지입니다.
[박선희/변호사 : 자식 입장에서는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고,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에게 당당하게 노후 대책을 위한 용돈을 요구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부모에게 생활비는 주지 않으면서 세금을 피하려는 편법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