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범죄수사 드라마를 보면 첨단 영상 장비로 살인 사건을 추적해 가죠. '한국판 CSI'로 불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3차원 영상분석 기법 도입으로 부검 없이도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김민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프집을 운영하던 52세 여성 오모씨는 이달 초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고, 이불을 가지런히 덮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시신을 3차원 영상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머리뼈 안에 피가 고인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타살 가능성의 단서가 잡힌 겁니다.
[박혜진/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과장 : 자연사고 시신이 늦게 발견돼 부패됐다고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인데 CT를 찍게 되면 외인사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과수가 18억 원을 들여 지난달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는 다중검출 단층촬영 장치, 'MDCT'. 3차원 영상 장치는 2분 만에 시신 한 구의 피부와 뼈, 장기 내부까지 촬영할 수 있는 데다 장례 후에도 영상 증거를 보존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찍는 CT와 비슷하지만 죽은 사람의 혈관 분포까지 상세히 끄집어 낼 수 있습니다.
부검에 대한 유족들의 거부감도 줄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처럼 역사적인 사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중석/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 MDCT 필요성을 느낀 것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였습니다.) 영상으로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국과수는 서울 노량진 수몰사고로 희생된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3차원 영상분석 기법을 도입해 사인을 분석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