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대통령실 내부 기류에 변화가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그동안은 총리 인준 여부와 관계없이 정 후보자를 낙마시킬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그런데 야당이 국무총리 인준에 협조한다면 성의를 보이는 게 맞다. 그러니까 야당이 총리 인준안을 가결하면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설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 나왔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대통령실은 그간 "인사를 놓고 거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확고했습니다.
야당이 물밑에서 총리 인준과 정호영 후보자의 낙마를 연계해 처리하자고 한 데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을 하루 앞두고,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성의를 보이면 우리 쪽에서도 성의를 보여주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이 총리 인준안을 가결할 경우,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단 겁니다.
다만 인준안 표결 전에 정 후보자의 거취를 미리 정리하진 않겠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이 총리 인준안을 처리하는 게 먼저란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야당을 향해 인준안 처리를 압박했습니다.
[(야당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지요.) 상식에 따라서 잘 처리해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호영 후보자에 대해 '부정의 팩트가 없다'며 임명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혀왔습니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은 총리 인준 이후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로선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는 만큼, 총리 인준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실이 측근 등을 통해 설득에 나설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면 좋지만, 그걸 기대하긴 어렵다"며 "정국이 경직된 부분을 풀기 위해 정 후보자 주변에서 (자진 사퇴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