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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뒤 공개될 이야기…작가 한강의 '봉인된 상상'

입력 2019-05-28 08:25 수정 2019-05-2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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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 맨부커상을 받은 작가 한강 씨 소식인데요. 100년 뒤에 공개가 될 책을 만드는 노르웨이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습니다. 100년 뒤에 이 책을 받아들게 될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한강/소설가 : 저는 100년 뒤의 세계를 상상했습니다.]

그루터기나 젖은 흙 위에 앉은 사람들이 소설가의 나직한 목소리에 귀기울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숲에서 5년째 여는 행사.

매년 작가를 1명 선정해서 100년 뒤 출간할 원고를 미리 받는 자리입니다.

다만 글은 공개되지 않고 봉인합니다.

그렇게 100편의 원고를 모아 숲에 새로 심은 1000그루의 나무로 2114년 책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를 시작으로, 영국의 데이비드 미첼 등이 이 숲을 다녀갔습니다.

[한강/소설가 : 백 년 동안 자라나 울창해졌을 오슬로 근교 숲의 나무들을, 거기 내리비칠 정오의 햇빛을 (상상했습니다.)]

한강은 참가자들을 숲길로 인도해 온 흰 천으로 원고를 차곡차곡 싸서 흰 실로 동여맨 뒤 미래 도서관에 기증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흰 천은 신생아를 위한 배냇저고리이며, 장례 때 입는 소복, 신혼부부를 위한 이불 홑청으로 쓰인다"고 소개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어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갖고 숲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해, 지금 함께 하는 모두가 없어져도 계속해서 이어질 다음 세기에 대해 상상했습니다.

(화면제공 : 오슬로 미래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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