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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친박-비박, 서로 "나가라"…'분당 사태' 본격화

입력 2016-12-12 17:46 수정 2016-12-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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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금요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특히 새누리당은 사실상 분당 국면에 직면한 분위기이죠. 야당은 본격적인 '대선' 모드로 들어가면서 대선 주자들 간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12일) 여당 발제에서 탄핵 이후 급변하는 정치권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엔 '탄핵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진도 8.0은 넘는 강진입니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명확하게 둘로 쪼개지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탄핵 가결 이후 비박계는 주도권을 되찾고 있습니다. 어제 지도부 전원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오늘은 친박 핵심들에 대한 인적 청산에 나섰습니다. 이른바 '최순실의 남자' 8명을 발표하고, 탈당을 요구했습니다.

[황영철 간사/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 :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 친박 지도부의 이정현,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그리고 친박 주동세력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국민의 준엄한 촛불 민심을 우롱한 자, 김진태. 이상 8명은 즉각 당에서 떠나주길 바랍니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친박 핵심들의 탈당을 요구하면서 비대위 구성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비대위원장으로 김무성·유승민,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뜻밖의 변수를 만났습니다. 친박의 반격입니다.

압도적인 탄핵 가결 이후, 친박계가 자숙 모드를 이어갈 거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깨졌습니다. 친박계가 비박계의 비상시국회의에 대응하는 '혁신과 통합 연합 모임'을 발족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준비 모임에만 친박 의원 51명이 참여했습니다. 탄핵에 반대표를 던진 56명과 비슷한 숫자입니다.

이들 '절대 친박'들이 자숙과 반성보다는 또 다른 친박 결사체를 조직해 '당권 지키기'에 나선 거로 보입니다. 특히 이들은 김무성·유승민 두 사람을 콕 찍어서, 출당시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장우 최고위원/새누리당 :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 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대표는 한마디로 적반하장입니다. 이 당에서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이장우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과거 발언을 지적하면서, 이 두 사람 역시 '원조 친박'이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장우 최고위원/새누리당 : "박근혜 후보는 하늘이 준비시킨 후보"라고 김무성 전 대표는 이야기했습니다. 2007년도 대선후보 당시에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입니다. "최태민 씨가 박근혜 후보 처남도 아니고 이명박 후보와는 다르다" 이렇게 하면서 최태민 관련 의혹에 대해서 적극 방어한, 이게 바로 그 동영상입니다.]

도대체 2007년 당시에 유승민 의원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저희가 이장우 의원이 언급한 동영상을 어렵게 입수했습니다. 동영상엔 이혜훈 의원도 함께 나옵니다.

[이혜훈 당시 한나라당 의원/2007년 7월 19일 : 얼마나 제기할 의혹이 없었으면 돌아가신지 15년이나 되는 분의, 그것도 대표와 직접 관련도 없는 지인의 한 사람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이런 비리가 있었다는 설이 있다…]

[유승민 당시 한나라당 의원/2007년 7월 19일 : 최태민 씨는 뭐 대표 처남도 아니고 뭐… 저 이명박 후보하고는 달라요. 큰형도 아니고 처남도 아니고 피도 안 섞였고. 14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이랬던 유승민 의원이 지금은 친박계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오늘 유 의원은 친박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새누리당 : 제가 보기에는 국민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심을 상당히 거스르고 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자해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유 의원이 '자해'란 표현까지 써가면서 강하게 비판했군요.

새누리당의 분당 사태를 바라보는 야당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우선 직접 발언은 자제하면서, 국정을 챙기는 수권 정당의 모습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오늘도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서두르자"고 거듭 제안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협의체 구성에는 합의했지만, 현 새누리당 지도부와는 어떤 협의도 할 수 없다고, 분명히 못박았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 이정현 씨도 상대를 안 하는데 원내대표까지 친박 지도부가 들어선다면 저는 그 친박 원내대표하고도 상대하지 않겠다, 이렇게 어제 선언을 했습니다.]

조금 전 4시에 정진석 원내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협상은 없다는 야당의 선언에도, 친박 지도부의 버티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렇게 망친 내 인생 책임져
날 떠난 후 너는 행복하니
난 그렇지 않아 내 인생 책임져"

언타이틀의 '책임져'입니다.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은 서로 "책임지라"는 삿대질만 하고 있습니다. 비박계의 책임도 적지 않지만, 박근혜 대통령 아래서 '패권'을 누려온 친박계의 적반하장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최순실 사태'의 책임이 가장 큰 집단이 집권 여당, 그 중에서도 친박계라는 게 '촛불 민심'의 목소리였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탄핵 후폭풍…새누리, '분당' 사태 본격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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