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90년 가까이 살아온 궁을 당분간 떠나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버킹엄 궁과 웨스트 민스터 궁이 너무 낡아서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가장 큰 문제는 천문학적인 수리비입니다.
고정애 특파원입니다.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공식 거처인 런던의 버킹엄궁.
1703년 세워져 국가 연회와 국빈 접견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립니다.
건축면적만 7만 7천 제곱미터에 화려한 외양을 자랑하지만, 안은 비가 샐 정도.
몇 년 전엔 여왕의 딸인 앤 공주가 건물에서 떨어진 석재에 맞을 뻔 했다고 합니다.
긴급보수에 1억 50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2600억 원이 든다는 감정이 나왔습니다.
또 공사 기간 1년 가량 여왕이 궁전을 비워야 합니다.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이 버킹엄궁을 국왕의 상주궁전으로 지정한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의회민주주의 발상지인 영국 의회 건물 상태는 더 열악합니다.
지붕은 녹슬고 석조 구조물도 군데군데 떨어져 나갔습니다.
건물 안의 전선도 뒤엉켜있습니다.
역시 수리 비용이 문제입니다.
최장 32년 동안 35억~71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최대 12조 원이 듭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노동당 의원 : 실용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웨스트민스터궁은 대단히 상징적인 건물이기 때문입니다.]
국가 살림살이 규모를 더 줄여야하는 영국 정부로선 재원 마련에 고민이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