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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쓰면 당선 3억 쓰면 낙선' 조합장 선거, 판치는 부정

입력 2015-03-05 10:15 수정 2015-03-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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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 1300여곳에서 치러지는 첫 동시 조합장 선거, 이제 일주일 뒤로 다가왔습니다. 지금 선거운동 기간인데, 불법이 판을 치고 있어서 중앙선관위가 바쁘다고 합니다. 이런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5억을 쓰면 당선되고 3억을 쓰면 떨어진다고 해서 5당 3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하는데요.

먼저 고성표 기자가 돈선거 실태를 자세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 있는 한 마을입니다.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가가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 지난 1월 말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이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검은색 승용차가 비닐하우스 앞에 멈춰섭니다.

한 여성이 차에서 내려 하우스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후 이 여성은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급히 떠납니다.

[조합원 : 까만 봉지에 둘둘싸서 놓고 가서.펴보니까 50만원이야. 가슴이 떨리기도 하고 욕심도 나고.]

농협 조합장 출마예정자 김모씨가 한 조합원에게 돈 봉투를 주고 나오는 장면이 단속반 카메라에 잡힌겁니다.

김씨는 조합원 70명에게 5000여만원의 금품을 뿌린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돈을 받은 사람도 받은 액수의 10배에서 50배까지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선관위는 자수하면 과태료 부과 부분을 선처하겠다는 플래카드까지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자수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영빈 사무국장/논산시 선관위 : 30만원, 50만원, 100만원 또 많게는 천만원도 있습니다. 거의 다 5만원권. 150명이라고 하니까 (돈 받은 사람들이) 더 남았다고 보는데 80여명 정도가 자수를 안했다.]

선거판이 돈으로 얼룩지면서 마을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조합원 : 모임 같은데 가보면 서로 얘기를 안 꺼내려고 그래. 입 딱 다물고 그냥 웃음이 사라졌어.]

[조합원 : 너무 시끄럽게 됐어요. 창피하지 지역적으로. 친구들이 많이 왔어요 전화. 너네 지역 왜 그렇냐 하고.]

혈연지연으로 얽혀있는 조합장 선거 특성상 적발도 쉽지 않습니다.

[선관위 현장 감시단/공정선거지원단 : 지연, 같은 지역이니까. 폐쇄된 공간에서 일대일로 만나니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들리는 말로는 오당삼락이라고 그러더라구요. 5억쓰면 당선되고 3억쓰면 떨어진다.]

지난달 26일 경북 경주시에서는 한 농협 조합장 후보의 측근 A씨가 조합원에게 50만원을 줬다 적발됐습니다.

그러자 A씨가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책을 상의합니다.

[A씨/후보자 측근 : 전화가 왔습니다. 선관위에서. 그냥 뭐 오리발 내밀고 밀고 갈게요. 자꾸 소문을 지금 내지 싶은데 대처를 해야 되거든요.]

이들의 대화 내용은 A씨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음 됐습니다.

선관위는 블랙박스를 확보하고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후보자들 사이에 돈이 오가기도 합니다.

지난 1월 말 전북 부안과 경남 고성의 조합장 후보가 경쟁 후보에게 불출마를 조건으로 수천만원을 건넸다가 구속됐습니다.

[박재현/통영지청 부장검사 : 금품을 건넨 사람 입장에서는 유일한 경쟁상대,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잖아요. 현 조합장만 매수하면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거죠.]

돈을 뿌린 후보가 조합원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는 반응이 나옵니다.

[조합원 : 그런(봉사) 정신은 없어진지 오래고요. (불법으로) 당선만 되면 그 임기는 내 거다 해가지고 모든 비리 원산지가 돼요.]

중앙선관위는 지금까지 540여건의 선거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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