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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총질해 목숨 빼앗더니…사망진단서엔 "낙상"

입력 2021-03-31 20:03 수정 2021-03-31 20:22

죽음의 기록까지 조작하는 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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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기록까지 조작하는 군부

[앵커]

학살 다음에 이어지는 기록의 조작, 민주주의의 암흑기 때마다 반복돼 온 일입니다. 지금 미얀마가 그렇습니다. 군부는 시민의 목숨을 빼앗은 뒤에 죽음의 기록을 조작하고 있습니다. 총을 맞고 숨진 게 분명한데도 사망 진단서엔 "낙상 사고"라고 남겼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죽음이 이어지자, 외국인들에겐 탈출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김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텅 빈 거리, 미얀마 군인들이 경적을 울리며 등장합니다.

갑자기 차를 멈춰 세우더니, 길을 지나던 오토바이를 향해 다짜고짜 총질을 해댑니다.

한 남성이 총에 맞아 그대로 쓰러졌고, 군인들은 쓰러진 남성을 차에 싣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목숨을 잃은 청년은 17살 초 민 랏, 군부는 이 죽음을 "낙상사고"로 조작했습니다.

목 뒤 명백한 총상이 있는데도, 군 병원은 사망진단서에 오토바이에서 떨어져 머리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숨졌다고 적었습니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군부가 재미로 사람을 죽인 증거가 명백한데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분노했습니다.

또 다른 청년의 비극적인 죽음도 전해졌습니다.

올해 21살 칫 린 투는 지난 3일 경찰복을 벗고 시위대에 합류했습니다.

"경찰을 사랑하지만 군부가 불의를 저지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경찰을 잘 알아 시위의 선봉에 섰지만 지난 27일 국군의 날 시위 때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얀마에서 희생된 목숨은 어느덧 520명을 넘어섰습니다.

반군에 대한 군부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은 이미 내전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피란길 아이들은 부상을 입고, 굶주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얀마에 있는 자국민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위험하니 필수 공무원을 빼고는 모두 빠져나오란 겁니다.

베트남과 일본 등도 미얀마를 떠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부도 "필요할 경우 군 수송기 등을 투입해 교민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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