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돼지 축사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정화조에 빠져 숨졌습니다. 스리랑카의 가족들과 살 집을 마련하려고 악착 같이 돈을 벌다 참변을 당했는데요.
안타까운 사연을 JTBC 제휴사인 중부일보 안윤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양주의 돼지 농장에 있는 대형 정화조.
39살 스리랑카인 세나레다씨는 사흘전 정화조 청소를 하다 농장 주인 아들과 함께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메탄가스 질식사.
[경기 양주경찰서 관계자 : 산소 농도가 18% 이상 돼야 사람이 살 수 있는데 (정화조 안은) 산소 농도가 12% 정도 밖에 안되는…]
청소 작업 당시 방독면 같은 안전 장비는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세나레다씨는 2008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스리랑카에서 가족과 살 수 있는 작은 집 하나를 마련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한달 수입 130만원 대부분을 꼬박꼬박 가족에게 송금했습니다.
8평짜리 방에서 혼자 생활하던 그는 가족과의 전화 통화가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입국 5년이 지나 불법체류자가 됐지만 조금만 돈을 더 모으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나레다씨 외국인 친구 : 솔직히 (집에) 많이 가고 싶어 했어요. 너무 많이 아파서. 그런데 집 사는 걸 마무리 못했어요. 그래서 1년 더 있어야 한다고.]
이국땅에서 꿈을 이루지 못한 세나데라씨의 시신은 내일 고향인 스리랑카로 돌아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