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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용관 위원장 "다시 그 상황 온다해도 '다이빙벨' 상영작으로 선택"

입력 2016-01-28 21:53 수정 2016-03-03 14:25

"상영작, 선정위원들의 권한…그들의 의견 존중"
"5대 영화제 공동성명, 부담보다는 고맙다 생각"
"강수연 위원장과 호흡 잘 맞아…인화력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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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선정위원들의 권한…그들의 의견 존중"
"5대 영화제 공동성명, 부담보다는 고맙다 생각"
"강수연 위원장과 호흡 잘 맞아…인화력 뛰어나"

[앵커]

어제(27일) 영화기자들이 주는 < 올해의 영화상 >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수상자들 중 눈에 띄는 한 분이 있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입니다. '현직' 영화제 위원장에게 상을 준 건 처음이기도 하고 또 재작년에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작으로 올린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관의 개입 문제가 불거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목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단독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분이어서 오늘 만남이 좀 특별할 것 같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오늘 목요 초대석에 잠시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안녕하십니까? (축하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앵커]

수상소감이 좀 특이했습니다. 족보에 남기겠다.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감사하다. 겨울이 있다면 봄도 곧 오지 않겠는가. 이런 내용들을 말씀하셨는데,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계시다는 건 그 어떤 의미가 뭡니까?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그러니까 이제 표면상으로는 20주년을 무사히 성공적으로 끝냈기 때문에 그 공적을 치하한다라고 했지만 요즘에 저희들이 1년 반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서 좀 더 용기를 내라. 또는 좀 더 잘해라라는 채찍질도 포함된 격려가 아니었을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찌 됐든 갈등이 시작된 건 2014년 다이빙벨 상영이었습니다. 다시 그 상황이 온다고 해도 역시 상영작으로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그건 선택이 아니라 상영을 할 수밖에 없고요. 김동호 위원장님과 제가 이어져 오는 동안 20년 동안 그것은 위원장의 권한이 아니라 프로그래머들, 선정위원회의 권한이기 때문에 그것을 침해하지 않는 것을 저희들은 묵계로 룰처럼 삼아 삼아왔습니다. 따라서 그런 경우가 있더라도 틀 수밖에 없고요. 그런 영화뿐만이 아니라 저희들이 20년 동안 약 5000편이 넘는 영화를 상영을 했고 또 400만 명의 관객 그리고 30만 명의 외국인들이 다녀갔습니다. 그런 관객들, 그런 영화인들을 상대로 해서 영화를 5000편이나 틀었다는 것은 5000개의 테마가 성립이 되고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은 다이빙벨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 영화 내용에 이용관 집행위 위원장께서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상관이 없는 일이다?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일단은 저도 참여를 해서 토론을 벌일 수는 있겠죠. 저도 평론을 하고 강단에 있는 만큼 이 영화는 문제가 있지 않느냐. 그것은 주로 예술성 또는 작품성,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지, 그 외의 것은 프로그래머들이 선정에 독립성을 갖고 있고 자율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존중한다는 것이 김동호 위원장님으로부터의 저희들의 방침인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김동호 위원장께서는 한 15년을 집행위 위원장을 하셨고 거의 산파나 마찬가지이셨고요. 그 뒤를 이어서 이용관 집행위원장께서 맡으셨는데 여러 가지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상황을 거치면서. 그런데 지금 상황에 대해서 영화계가 단순히 일로만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23일에 국내 5개의 영화제들이, 사실 그보다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마는, 5개 영화제들이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겠다. 이런 연대 움직임에 대해서 혹시 좀 부담스럽다거나 그런 느낌도 있으십니까? 어떻습니까?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부담보다는 고맙다는 표현이 적절하겠죠. 재미있는 것은 저희들보다도 지금 여기 대표하는 영화제들이 전부 국고를 지원받는 국내의 국제영화제들입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 보면 4월 국제여성영화제 외에는 다 이런 외홍, 내홍을 겪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발전이 늦고 또는 퇴보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러한 면에서 아마 동병상련을 많이 느끼지 않았을까. 또 그러면서 부산영화제마저 그렇게는 안 되지 않느냐. 그런 것을 영화인들에게 같이 호소하고 설득하는 그런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로서는 짐이 되기도 하지만 큰 용기가 되기도 합니다.]

[앵커]

해외에서도 비슷한 그런 운동이 있다면서요. '아이 서포트 BIFF' 그러니까 부산국제영화제죠. 그런 운동도 있다고 하고 유명 영화인들도 또 역시 SNS나 이런 것을 통해서 지원한다고 들었는데 그분들이 누가 이렇게 조직해서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죠?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그렇습니다. 그건 저희들이 원래 사실은 해외의 그런… 신세를 진다고 그럴까요, 그런 면을 좀 안 비추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자들이 많이 알게 되고. 당신들끼리 이런 걸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도 역시 국내에 있는 국제영화제들처럼 60년, 70년 된 베니스, 칸, 베를린도 역사적으로 굴곡을 많이 겪어왔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네,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것이 있을 때 얼마나 문제가 될 수 있고 후퇴할 수 있는지. 말하자면 경고 또는 격려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고 이제는 오히려 저희들이 어떻게 다 그걸 받아서 소화해야 될지 걱정할 정도가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일 이후에 관련해서 여러 가지 다른 일도 벌어졌고. 혹시 냉정하게 생각해서 그 이후의 영화제 운영에 어떤 위축이 된다라거나 작품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자기검열에 빠진다라거나 그런 것이 있지는 않았습니까? 혹은 앞으로 그런 것이 있을 것 같은 불안한 생각은 안 하십니까?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앞으로의 불안감은 없고요. 지난 2년 동안 저희들이 이 점에 대해서 가장 많이 토론한, 내부토론과 외부토론을 많이 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이 20년 동안 급성장을 하면서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경이로운 시선을 받았고 이제 아시아 영화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됐으니까 그것의 가장 중요성은 독립성, 자유성, 정체성이었거든요. 그중에서도 아마 모든 세계 영화 관계자들, 특히 국제영화제를 주최하는 분들의 고민은 역사 이래 전체가 바로 그 부분, 자기검열이었습니다. 자본검열이나 정치적 검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자기검열이라는 것을 저희들이 잘 알고 있었는데 그걸 잘 지켜왔다고 생각하는 데 걸림돌이 된 거죠. 그래서 2년 동안 가장 힘들었고요. 그래서 혹시라도 이 작품을 선정 안 하면 또 혹시 오히려 역차별을 한다는 그 평을 들으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많이 또 저희들 내부에 토론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제 그런 문제를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집행위원장을 혼자 하고 계시지는 않잖아요. 공동으로 강수연 씨랑 같이 하고 계시죠. 두 분이 호흡은 잘 맞습니까?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네,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것이 외부의 평가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저희들은 뭐.]

[앵커]

내부평가는 아니라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제가 요즘 질투도 약간 느끼고 있기는 한데요. 워낙 예상외로 의연하게 아주 조직에 대한 것도 잘 진단을 해서 짧은 시간에 비전을 내셔서 우리 조직에서 굉장히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인화력에 강점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그래서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저희 그동안 1년 반 동안 침체돼 있었는데 그런 면을 굉장히 바꿔주는, 아주 환한 모습으로 바꿔주고 계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미 유명한 영화 대사가 됐습니다마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이게 강수연 씨 평소 하는 얘기라면서요.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그런데 이게 후배 영화인들 특히 감독들하고 많이 하니까. 자주 하던 말입니다. 저도 옆에서 몇 번 들었고요. 그런데 이제 바로 거기 인화력, 뛰어난 리더십을 가지고 있어서 저희들이 특별히 모시게 됐습니다마는 그걸 류승완 감독이 바로 대사로 써서 회자됐죠.]

[앵커]

알겠습니다. 호흡도 잘 맞으시고 한다니까 듣는 입장에서는 안심이 되기도 하는군요.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중요한 말씀 다 들은 것 같습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부산국제영화제 :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앵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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