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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조작하고 폐기하고…드러나는 '박근혜 청와대 민낯'

입력 2017-10-18 18:06 수정 2017-10-1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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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8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박근혜 청와대와 관련한 두 가지 논란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먼저 박근혜 청와대가 탄핵안 가결 이후 비서실 서버를 대량으로 폐기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에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야말로 민낯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언과 자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 발제에서 박근혜 청와대의 이런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민주당 백혜련 의원실이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어제 뉴스룸에서 분석 보도해드렸습니다. 2016년 12월 29일 청와대는 비서실 서버 22대를 폐기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 달력을 잠깐 보겠습니다.

12월 9일에 탄핵안이 가결됐고, 12월 26일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자택 압수수색이 진행됐습니다. 그로부터 3일 뒤인 12월 29일에 서버가 폐기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겁니다.

그리고 서버 폐기 기록은 또 한 번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 4월 17일이었습니다. 이때는 무려 60대의 서버가 폐기됐다고 돼 있습니다. 당시 달력을 살펴보면 3월 10일에는 탄핵결정이 나왔고 5월 9일엔 조기 대선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파악이 가능한 서버 폐기 기록은 2014년 6월 이후 부터인데 당시부터 지난해 12월까지는, 그러니까 2년 반 동안 서버 폐기는 단 한 번, 한 대가 전부였습니다.

물론 반론도 있을 수 있겠죠. 쓰다가 너무 오래돼서 서버를 폐기한 것 아니냐,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서버들이 22대, 60대 두 차례에 걸쳐 한꺼번에 폐기된 것으로 기록돼 있는 것은 의아합니다.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서버는 약 200대 정도라고 합니다. 때문에 82대가 폐기됐다는 건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다만, 한꺼번에 교체된것인지 아니면 오랜 기간에 걸쳐 교체작업이 진행돼 왔던 것인지는 추가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박근혜 청와대는 검찰과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등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에 비협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청와대 서버 80여 대가 폐기됐다는 주장은 심상치 않습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특검이나 검찰 수사에 대비해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에는 박근혜 청와대와 세월호 이야기를 준비해봤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요즘 제 머릿속을 맴도는 표현이 있는데요. 지난해 이화여대생들이 정유라 부정입학 사태와 관련해 우스갯소리로 했던 말이었죠.

"땅을 팠는데 고구마도 나오고 금동대향로도 나오고 무령왕릉도 나온다. 나중에 경주 왕궁터도 나올 것 같다"

요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양파처럼 까도 까도 또 나오는 관련 의혹들이 딱 그런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고 최초 보고 시점이 조작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는가 하면 어제 국정감사에서는 세월호 7시간 30분 의혹을 조사하지 못하게 청와대 참모진들이 막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어제) : 청와대의 누가 이렇게 반대를 했습니까?]

[이헌/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어제) : 어…뭐 청와대 관련되는 분들이었고요.]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어제) : 아니 그러니까 지금 누군지 특정해주실 수 없어요? 사람을 봤으니까 지금 그런 글을, 그런 인터뷰를 하신 거 아니에요, 펄펄 뛰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누가 그렇게 펄펄 뛰던가요?]

[이헌/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어제) : 지금 청와대 관련된 수석이고요. 구체적인 이름을 거명하기에는 제가 좀 곤란한데, 관련 수석과 비서관들이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으로 있다가 사퇴한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펄펄 뛴 사람이 누군지 처음에는 밝히기를 꺼려하다가 곧이어 정무수석과 정책(조정)수석이라고 밝혔습니다. 현기환, 현정택 당시 수석이 세월호 7시간 조사를 막았다는 겁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어제) : 그러면 이사장님 생각하시기에 왜 그렇게 반대를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헌/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어제) : 그때도 뭐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니냐는 (그런) 생각이었고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어제) :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분명히 뭔가 문제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반대를 했을 것이다. 이런 취지인 것이죠?]

[이헌/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어제) : 네, 그렇게 추측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런가하면 박근혜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이듬해였던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감염이 확산되던 시기에 메르스 유가족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이슈화되는 걸 막기에 급급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이 입수한 2015년 7월 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록에는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으로 어떤 논란이 될 만한 사항이 명시돼 있었습니다. 당시는 이병기 실장 체제였습니다.

[음성대역 : 메르스 대응 관련, 다음 몇가지 사항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당부-민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메르스 유가족들을 선동, 모임화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 데 감염병 희생자 유가족이라는 점에서 모임화 자체가 부적절함. 관련부처는 이런 움직임이 제어되도록 사전 적극 대응해 줄 것 (고용복지수석)]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부터 청와대에 출입했던 제가 여기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발제를 마무리하면서 옛날 자료 화면 '대방출' 해보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대모초등학교 방문 (2016년 6월 16일) : 지금 이제 메르스라는 게 어떻게 보면 그… 중동식 독감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요즘 매년 독감 때문에 예방주사도 맞고 독감이 또 신종이 나왔다 그러면 신종플루라고 그래 가지고 또 새로운 독감이라고…우리로서는 처음 독감 종류지만 겪고 있다 보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처음 겪는 거라서 혼란스러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서울여자중학교 방문 (2016년 6월 16일) : 메르스는 어떻게 보면 중동식 독감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우리나라로서는 처음 겪는거다 보니까 좀 당황스럽기도하고…손 잘 씻고, 또 그런 어떤 예방조치 지금 배운 것만 생활 속에서 잘 실천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이겨낼 수 있는, 그런…전염병이라고 그럽니다.]

메르스를 '중동식 감기'로 지칭하며 초기 대응에 우왕좌왕했던 박근혜 청와대의 민낯이 뒤늦게 드러난 것 같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박근혜 청와대, 서버 82대 왜 폐기했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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