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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반기문 대망론'…충북 정가 "당혹·참담"

입력 2017-02-0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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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반기문 대망론'…충북 정가 "당혹·참담"


한국정치 사상 첫 지역 출신 여권 대선주자 배출을 기대했던 충북지역 정가는 1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할 말을 잃은 표정이다.

새누리당 충북 지역구 국회의원 4명이 반 전 총장 지지를 위한 탈당을 공식화한 데다 이를 위한 해당 지역구 지방의원들의 줄 탈당까지 예상된 상황이었던 탓에 충격이 더 크다.

여권뿐만 아니라 반 전 총장이 소위 '빅텐트'를 구축하거나 신당을 창당하면 충북지역 야권도 '반기문 대망론' 현실화를 위한 이합집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충북과 충남 등 충청권 국회의원 8명은 지난 1월31일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반 전 총장 지원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반 전 총장과 지역 정치권이 함께 하는 결사체 구축도 결의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지난 1월 귀국 후 자신의 고향인 음성군과 충주시를 두 차례나 방문하면서 충북의 아들, 충청 대망론의 주역임을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그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은 정당과 보혁을 초월한 충북인들의 기대에 커다란 생채기를 남겼다.

음성 반딧불이 회원 A씨는 "충북에서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는데 반 전 총장이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해 허탈하고 상실감이 크다"면서 "충북이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회원 B씨도 "불과 1시간 전에 '반 전 총장께서 오늘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당사를 방문해 각 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눴다'는 소식을 밴드에 전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라며 혀를 찼다.

창립을 준비 중이었던 반딧불이 제천지회 관계자도 "설명절 이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오르는 시점에 맞춰 창립하려 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 귀국 환영대회를 주관했던 이희수 충주시재향군인회장은 ""국내 정치가 본인의 의도와는 동떨어졌고 정치권과 언론 또는 본인의 생각과 많이 달랐던 것 같다"며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유엔사무총장의 경륜으로 국가와 지역을 위해 할 일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종배(충주) 의원은 "오늘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을 방문했을 때 전혀 내색하지 않았는데, 불출마 선언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을 보인다"며 "기성 정치권의 편협성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이)잘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유엔 사무총장 경험을 가지고 앞으로의 국가 위기 해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권석창(제천·단양) 의원은 "상상도 하지 않은 일이 터졌고, 이게 지금 무슨 일인가 싶다"면서 "아무런 언질도 없었던 일이어서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충청권 대망론이 매우 아쉽고 허망하게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은 "반 전 총장이 구상한 정치교체, 국가 비전 제시를 위한 순수한 포부, 열정, 역할이 주변에서 요구하는 정치와 거리가 멀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현실 정치와 본인이 생각한 정치 사이에서 큰 괴리감을 느꼈을 것이고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은 정치를 하지 않아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가와 민족, 남북통일, 세계 평화 등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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