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정 노동자들을 고통에 몰아넣는 실태를 고발하는 연속 보도. 오늘(25일)은 휴대전화 매장이나 서비스센터에서 벌어지는 고객들의 횡포를 집중 조명합니다.
이재승 기자입니다.
[기자]
휴대전화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이 자신의 동료에게 자신을 촬영하라고 신호를 줍니다.
녹화가 시작된 것을 확인하자 갑자기 자신의 전화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칩니다.
[얼마야 그거. 이거 얼마야. 야 고쳐, 돈 줄 테니까 고쳐.]
고객은 한참 동안 삿대질과 폭언을 하며 난동을 부립니다.
다른 서비스센터에선 횡포를 부린 고객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직원의 말에 더욱 언성을 높입니다.
[사과 못 해. 사과 못 해. 빨리 고쳐내.]
서비스센터뿐 아니라 휴대전화 판매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제품이 문제가 있다며 막무가내로 교환을 요구하는 겁니다.
[휴대전화 매장 직원 : 어떤 분들은 (전화기를) 집어 던지는 경우도 있어요. 가져와서. 돈이고 뭐고 상관없이 던지고 부수면서 지점장 나와라. 사장 나와라.]
직원들은 폭언이나 폭행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휴대전화 매장 직원 : 회사 차원에서 매뉴얼이 있긴 한데 그대로 따르기가 힘들어요. 변수가 너무 많아요. 매뉴얼대로 할 수도 없고. (그냥) '죄송합니다' 하죠.]
[휴대전화 매장 직원 : 저희가 굽히고 가는 방법밖에 없고. (회사가) 실질적으로 직원을 커버해주거나 그런 건 없어요.]
이런 후진국형 횡포가 반복되는 건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백신영/서비스컨설팅 업체 대표 : 내 곁에 있는 가족이고 내 이웃일 수 있는 사람인데 내가 화살을 던졌을 때 그 화살이 나한테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마음도 가지셔야 합니다.]
고객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감정 노동자들의 인권도 함께 존중받을 수 있는 제도적 대책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