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신해철 씨의 경우 의료사고 여부가 사회적인 관심으로 떠오르면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의료사고 가능성이 제기돼도 수사로 또 재판으로 진상 규명을 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게 피해자들의 말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비유되는 의료소송의 높은 문턱을 윤샘이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홍천에 살고 있는 김동철 씨 가족은 외로운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달 전 위에 물이 차는 증세로 한 대학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아버지가 같은 날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병원 측에 과실이 있다며 소송을 걸기로 한 겁니다.
김 씨 가족은 심장 질환을 앓았던 아버지가 코에 호스를 연결해 물을 빼기 전 심장이 매우 불규칙하게 뛰었는데도, 의료진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동철/강원도 홍천군 : 의료사고나 의료분쟁 같은 경우는 소송을 간다고 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기각이 됐습니다.]
그러나 소송을 진행한다고 해도 환자 가족이 이길 확률은 낮습니다.
의료 소송은 2010년 782건에서 지난해 94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 가운데 환자 측이 이기는 경우는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신현호/변호사·경실련 보건의료위원회 정책위원 :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이라 할 정도로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지 않아서 환자 측 입장에선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전문적인 의료정보에 대한 비대칭 속에서 의료소송의 문턱은 높아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