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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해저터널서 갑자기 차 세운 그들…목숨 건 '인증샷'

입력 2022-04-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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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널이나 도로가 새로 개통될 때마다 레이싱 경주 등을 벌이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지난해 말 개통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보령해저터널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레이싱 경주를 벌이는 건 물론 보란 듯 역주행을 하고 위험천만한 인증샷까지 남기는데요.

그 현장을 크로스체크 서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참을 가던 SUV 차량.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더니 멈춰 섭니다.

조금 망설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후미등을 켜고, 후진을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아예 U턴을 하더니 역주행으로 터널 밖을 빠져나갑니다.

터널에서 차가 멈추는 일은 또 있습니다.

속도를 줄이는 한 차량.

뒷좌석에서 갑자기 한 여성이 내립니다.

이 여성이 차량 앞에 서는 사이, 반대쪽에서 나온 한 남자는 터널 안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려고 벌인 일입니다.

역주행과 인증샷의 무대가 된 장소는 바로 지난해 12월 개통한 보령해저터널입니다.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은 바닷속 80m 깊이까지 파고듭니다.

길이만 6.9km로, 국내 해저터널 중에는 가장 깁니다.

그런데 '국내 최장'이라는 이유로 혹독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번엔 나란히 차로에 선 두 차량.

신호를 주고받더니 경주를 시작합니다.

뒤따르는 한 대는 이 경주의 심판입니다.

이번에는 오토바이들이 벌떼처럼 모여 터널을 지나갑니다.

보령해저터널은 터널 구조상 안전의 우려가 있어 이륜차 진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보란 듯 규정을 어기고 떼를 지어 터널을 통과하는 겁니다.

인근 주민들은 새로 개통된 터널이 반갑지 않습니다.

[강정자/원산도 주민 : 나는 여기 심장병이 있어가지고요. 그거(터널) 뚫을 때 5~6년은 겁나게 고생했어요. 소리 나서.]

주민들은 그래도 섬과 육지가 이어지면 이동이 더 쉬워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터널이 다 지어지자 이곳을 오가던 배가 끊겼고, 운전할 줄 모르는 주민들은 이동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조병석/원산도 주민 : 대천서 시장 보고 오려면 2시간 와야 해. 여기까지 오려면.]

터널 속 기행이 반복되자 경찰은 수시로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찰의 암행 단속에 동행해봤습니다.

터널에 들어선 지 얼마 안 돼 한 차량이 차선을 변경합니다.

터널 내 차선 변경은 금지돼 있습니다.

경찰이 이 차량을 불러 세운 뒤 범칙금을 부과합니다.

[운전자 : 기자님은 좋으시겠어요. 이런 거 잡아가지고. (교통법을 어기신 거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러니깐 (돈) 낸다고.]

경찰은 수시로 단속을 벌이고 적발될 경우, 엄정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정우진/충남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 : 불법행위를 한 뒤 그 자리를 벗어났다고 해서 단속을 피하는 게 아니라…영상단속을 통해 경찰은 끝까지 단속할 예정입니다.]

(화면제공 : 충남지방경찰청)
(인턴기자 : 황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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