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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경기에 달린 '슈틸리케'의 마지막 기회

입력 2016-10-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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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경기에 달린 '슈틸리케'의 마지막 기회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 후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신(God)이라는 의미의 '갓틸리케'로 통하던 그였지만 이제는 경질이라는 단어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다.

이상 기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이 시작하면서 감지됐다. 내전 중인 시리아와의 2차전 무득점 무승부는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다. 0-1로 패배로 끝난 이란 원정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이란의 뻔한 전술에 슈틸리케 감독은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한국이 아시아팀과의 맞대결에서 이처럼 완벽하게 당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들은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을 하기는 했지만 세바스티안 소리아(카타르)와 국내 공격수들을 비교한 것과 국가대표팀 감독직과는 맞지 않는 때 아닌 유소년 시스템 지적 등은 듣는 이들을 어리둥절케 하기에 충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 원정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한 번 높은 수위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자신을 겨냥한 경질설을 두고도 거침없이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지난 12년간 A대표팀 감독으로 몇 명이 있었는지 아는가. 10명이다. 평균 재임기간이 15개월 밖에 안된다"면서 "감독을 새로 선임해 무엇을 얻었는지 생각해야한다. 이것이 당장 선수단의 경기력 발전과 K리그의 발전으로 이루어질지 등을 생각해 봐야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슈틸리케 감독은 "당장 내일이나 모레 나가라고 한다면 나는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나가면 된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생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몇 차례의 실패와 평소답지 않은 거친 말들로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 최고조에 달해있지만 이를 근거로 대한축구협회가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지는 않을 전망이다. 2승1무1패(승점 7)라는 지금의 성적이 그리 나쁘고 보기 어려운데다 이런 방식의 교체는 불필요한 혼란만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우즈베키스탄(승점 9)전에서 패한다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지고 같은 날 선두 이란(승점 10)이 시리아를 꺾으면 러시아행 직행 티켓 확보를 위한 2위와 한국의 격차는 5점으로 벌어진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마다 심심찮게 나오는 '망신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월드컵에 나가지 않는 것이 낫다'는 끔찍한 농담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슈틸리케 감독에게 우즈베키스탄전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봐도 무방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 패하면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할 날은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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