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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미 2년 전 쏟아졌던 '폭염 법안'…여전히 국회 계류

입력 2018-08-02 18:04 수정 2018-08-0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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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젯밤(1일) 서울이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웠다고 합니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30도를 넘었죠. 정치권에서도 관련해서 법안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반짝'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 반장 발제에서는 폭염 관련 소식과 정치권 뉴스를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은 간단한 퀴즈로 발제 시작해보겠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존경하는 인물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사람이 누군지 아시나요?

바로 윌리스 캐리어, 에어컨을 최초로 개발한 사람입니다. '하느님 부처님 윌리스 캐리어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노벨평화상 주자', '오늘도 캐리어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처럼 온라인에는 다양한 찬양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밤에 잘 때는 에어컨을 끄고 자는데요. 어젯밤은 도저히 그럴 용기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뉴스를 보니 어젯밤, 111년 만에 가장 더운 밤이었다고 합니다. 서울 최저 기온이 30.3도였습니다. 열대야도 2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희 제보사이트에도 폭염 관련 제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중 눈길을 끄는 사진 한 장이 있어서 가져와봤습니다. 비둘기가 호스에서 흘러나와 바닥에 젖어있는 물을 먹으려고 하는 사진인데요. 에어컨도 쐬지 못하는 비둘기, 오죽할까요. 무더위에 많이 힘들어 보입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 그리고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야근 금지령'이 내려진 곳도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인데요. 어제 금융위원장이 간부들과 티타임을 가지면서 "저녁 6시 20분쯤 국장과 과장들이 직접 남아있는 직원들을 파악하고, 특별한 일이 아니면 퇴근시켜라"라고 한 것입니다. 금융위원회는 본래 업무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죠. 그런데 금융위가 있는 정부서울청사는 저녁 6시에 냉방이 중단됩니다. 해가 져도 더위가 가시지 않으니, 퇴근 시간을 앞당긴 것입니다.

폭염이 바꿔놓은 시간이 또 있습니다. 이번 주말 열리는 프로축구 시작 시각이 전부 저녁 8시로 바뀐 것입니다. 원래는 저녁 6시, 7시, 그리고 7시 반에 각각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선수들과 관중들의 안전을 위해서 경기 시간을 조금 늦추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부랴부랴 폭염 대책 법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어제) : 더불어민주당은 폭염을 재난안전법상 자연재해에 포함시켜 정부가 폭염을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조경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지금의 누진제는 과거 전력 수급이 절대적으로 불안정한 시절에 주택용 전력에만 책정된 불합리한 제도입니다.]

[하태경/바른미래당 의원 (어제) : (한 달에 폭염과 열대야를) 합쳐서 열흘 이상이면 이상인 그 달은 '폭염달'로 지정을 해서 요금의 30%를 감면해주는…]

각 당별로 좋은 대책들 많이 내놓고는 있는데요, 문제는 정작 여야가 함께 가동 중인 민생경제법안TF에서는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폭염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TF가 아닌 당에서 개별적으로 내놓고 있다보니, 인기 영합식 발의 행태가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뒷북 대응'이라는 논란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2년 전 폭염 때도 관련 법안들이 봇물을 이뤘지만, 정작 입법 절차에 들어간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실제로 폭염을 재난에 포함시키고 정부 차원의 보상과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개정안부터 시작해서 폭염과 관련해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만 10건이 넘습니다. 더위와 함께 입법 열기도 식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매년 여름마다 이 무더위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국회에서 책임있게 법안들을 처리해주었으면 하는 게, 더위에 지친 모든 국민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열대야로 밤에 밖에 못 나오는 분들도 많지만, 또 다른 이유로 밤거리가 한산합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한 달을 맞이한 것입니다. 한 달 사이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먼저 직장이 밀집한 곳에 위치한 음식점이나 포장마차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고 합니다. 특히 외식업소에서의 맥주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하죠.

반대로 전성시대를 맞이한 곳도 있습니다. 공연업계입니다.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문화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입니다. 저도 이번주에 다정회 마치고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 내한공연도 보러 가고,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도 보고 왔는데요. 아무튼 사진 보시면요. 사원증을 들고 오면 할인을 해주는 극장도 있고, 또 평일 저녁에 영화를 보러 오면, 역시 할인을 해주는 영화관도 생겼습니다.

현장에서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정치권에서도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제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일단 더불어민주당은 보완 입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퇴근 후에 카톡 지시를 하면 이것 역시 업무 시간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이런 내용들이 있고요. 반면 자유한국당에서는 주 52시간제로 산업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이 부분을 보완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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