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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열풍' 제주 올레길, 안전은 '허술'

입력 2012-07-23 08:37

(사)제주올레 "다각적 안전대책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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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주올레 "다각적 안전대책 세우겠다"

경찰이 실종됐던 40대 여성 관광객이 올레길을 걷다가 살해된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올레길의 안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해된 강모(40·여)씨는 지난 12일 오전 7시38분과 8시12분 등 2회에 걸쳐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한 구좌 종달리 기지국 관내인 성산읍 시흥리∼구좌읍 종달리 올레 1코스에서 범행을 당했다.

강씨는 하루 전 시흥리 올레 1코스 입구 부근의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잡았으며, 함께 투숙했던 관광객에게 '올레길에 간다'고 말을 한 뒤 이튿날 아침 안갯속에 혼자 나섰다.

경찰은 지난 20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발견된 강씨의 신발에 흙이 묻어 있어, 실제 강씨가 홀로 올레 1코스를 어느 정도 걸었다고 보고 있다.

제주 올레길은 현재 보조 5개 코스를 포함, 26개 코스 430km가 개설돼 있다. 올레길은 탐방객이 걸으면서 명상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안과 숲길 등이 연결돼 인적이 드문 장소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초행길의 탐방객이 한 번 올레길로 접어들면 위치를 모를 정도로 외진 곳이 많지만 위치 표지시설이나 폐쇄회로(CC)TV 등의 안전장치는 전혀 없다.

실제 지난 2010년 11월 26에도 올레길을 혼자 걷던 40대 여성이 3m 낭떠러지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고 47시간 만에 구조되는 일이 있었다.

강씨의 남동생(39)은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deatholle)를 통해 "올레길을 이렇게 위험하게 만든 모두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안전대책 없이 만든 올레길에 부인이나 딸이 혼자 여행하겠다고 하면 허락하겠느냐"고 항의했다.

그는 "CCTV 등 안전장치가 올레길 내에 전혀 없다"며 "나도 표지판 없는 갈림길에서 두 번이나 길을 잃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주해경의 한 관계자는 "해안가를 따라 난 올레길에 구난 장비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제주올레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며 "최소한의 안전장비는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한라산 등반로에 위치 표지시설이 있듯 올레길에도 일정한 지점마다 위치 표지를 해 길을 잃었을 때 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제주지역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반이 약한 송악산 등 일부 오름에 올레길이 나면서 많은 탐방객이 다녀 흙이 무너져 내리는 등 오름이 훼손되거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세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길'을 모토로 길을 낸 지 5년 만에 닥친 비극적인 사고에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경찰 및 해경과 긴밀히 협조해 안전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제주올레는 또 "여성들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혼자 여행할 때에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자주 연락을 취하고, 외진 코스는 다른 사람과 동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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