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을 찾아 민생과 지지세력 통합을 통한 정권교체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묘역 앞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추 대표와 김영주·김병관·김춘진·송현섭·심기준·양향자·전해철·최인호 신임 더민주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남색 정장에 흰 블라우스 차림으로 도착한 추 대표는 최고위원단과 함께 곧장 노 대통령의 묘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추 대표는 걸음을 옮기다 너럭바위 앞에서 노란손수건을 꺼내 연신 눈물을 훔쳤다.
추 대표는 노 대통령의 묘역에서 인사말을 통해 "민생이란 말만 들어도 주머니 속 송곳처럼 아프게 찌른다"며 "대통령이 되시고 나서도 절박한 민생을 향해 그렇게 가슴 아파하시던 대통령님, 이제 함께 힘을 합쳐서 민생의 등불이 되고 희망이 되는 지지세력을 통합시켜서 민생을 살리고 정권교체를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 "대통령님께서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 그런 국민께 드리는 약속을 하시면서 후보 시절 전국을 뛰시면서 국민께 희망을 주셨던 것 아직도 기억이 뚜렷하다"며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방명록에 '이제 온전히 하나 되어 민생을 위한 정권교체를 해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힘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추 대표와 당 지도부는 묘역 참배를 마친 뒤 노 대통령 사저로 이동해 권 여사를 예방하고 약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권 여사님께서 환하게 웃으며 오랜만에 웃어본다 하시면서 모든 것을 바쳐서 잘해달라. 믿는다. 이렇게 강하게 힘줘서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날 추 대표와 권 여사의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배석한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생전에 노 대통령도 추 대표를 높이 평가했고 늘 공부하고 책을 가까이 하는 부분을 치하했다"고 권 여사의 말을 전했다.
윤 대변인은 "(권 여사가) 임기중에 갖고 계신 모든 능력과 열정과 에너지를 최선을 다해서 정권교체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권 대표와 권 여사의 만남에서 과거 노 대통령 탄핵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의 인연은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추 대표는 2002년 대선 때 노 전 대통령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며 돼지저금통으로 국민성금을 모아 '돼지엄마'라는 별칭을 얻을만큼 가까운 사이었다. 그러나 추 대표는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서 '민주당'에 잔류했고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노 전 대통령 탄핵이 내 정치인생 중 가장 큰 실수"라고 사과의사를 밝혔고, 8·27 전당대회에서 당내 친노무현·친문재인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