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7일) 밀착카메라는 방금 전해드린 블랙아이스하고 비슷한 상황을 설정해서 직선과 곡선 주행을 해봤습니다.
10m 넘게 미끄러지고, 차가 반 바퀴를 도는 실험 영상을 연지환 기자가 담았습니다.
[기자]
지난 주말 안타까운 사고가 났던 현장입니다.
여전히 사고 현장에는 이런 거뭇거뭇한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빙판길 사고로 19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블랙아이스는 빙판길 중에서도 특히 위험합니다.
도대체 블랙아이스가 무엇인데 이렇게 사고가 끊이지 않는지 실험해봤습니다.
먼저 운전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임혜진/경기 고양시 장항동 : (블랙아이스) 들어보긴 했는데 제가 직접적으로 느껴본 적이 없어서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요.]
[심철우/경기 파주시 금촌동 : 살짝 언 거 아니에요? 까맣게 보인다고 해서 드라이아이스인가 뭐 그러는데. 블랙아이?]
상당수는 위험성을 잘 몰랐습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얼음막 블랙아이스.
큰 사고로 이어져 왔습니다.
도로 위가 시꺼먼 잿더미로 가득합니다.
미끄러진 차들에 불까지 번지면서 지난 주말 도로는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지난달에도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달려오던 차는 사람은 피했지만 그대로 미끄러졌고 4명이 다쳤습니다.
얼마나 위험한 걸까.
취재진은 교통안전체험센터를 찾았습니다.
교육을 받은 뒤에 체험을 했습니다.
먼저 시속 50km로 달릴 때 맨땅에서는 차가 얼마나 잘 멈출지 확인했습니다.
직선 도로에서 차가 밀리지 않았습니다.
곡선 주행도 부드럽게 통과했습니다.
블랙아이스와 비슷한 상황과 비교하기 위해 땅에 물을 뿌렸습니다.
차를 몰아봤습니다.
시속 50km의 속도로 블랙아이스를 지나가면 직선거리 제동이 어떻게 되는지 한번 직접 제가 운전을 해보겠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바퀴가 헛돌더니.
그대로 쭉 미끄러집니다.
물이 없을 때보다 10m 넘게 미끄러졌습니다.
실제 상황에서 제동거리는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하승우/화성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교수부장 : 이거는 운전자가 조심하고 제어하지 않으면 무슨 답이 나오느냐는 거예요.]
커브 길은 어떨까.
이번에는 같은 상황에서 곡선 주행을 할 때는 어떨지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속력을 내다 핸들을 돌렸더니.
차가 그대로 반 바퀴 돌아버립니다.
엉망이 됐습니다.
차 뒤쪽이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으면 된다지만.
시속 40~50km 정도의 속도로 곡선주로를 주행했는데 도저히 멈출 수가 없습니다.
전혀 반대로 돌릴 생각이 들지가 않습니다.
조심하는 게 최선입니다.
[하승우/화성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교수부장 : 1초 내지 2초 이내에서 이뤄지는 거기 때문에 사실 순간적으로 제어한다는 거는 상당히 힘들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 자동으로 염수가 나오는 장치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김진영/파주시 도로관리사업소 소장 : 언덕이나 고개 비탈진 데 그런 부분은 염수 분사장치로 사무실에서 보고 판단한 다음에 (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매우 추우면 녹았던 얼음이 다시 블랙아이스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열선을 깔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위성일/화물차 운전사 : 열선을 깔면 좋기야 좋겠죠. 상습적으로 결빙돼서 녹지 않은 곳은 좀 깔아주면 좋죠.]
데이터를 수집해 언제, 어디서 많이 발생하는지 찾아내는 게 급선무입니다.
여러 시스템이 나왔지만 상용화는 아직입니다.
사실상 블랙아이스를 맞닥뜨렸을 때 대처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갑자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얼음이 잘 어는 곳을 표시하고, 운전자들이 이곳을 지날 때 속력을 최대한으로 낮춰서 천천히 지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블랙아이스 사고는 예고없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인턴기자 : 최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