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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여야, 법정 시한 넘긴 새해 예산안 '극적 타결'

입력 2017-12-04 17:45 수정 2017-12-0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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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에 속보로 전했지만 여야가 예산안 협상에 최종 합의했습니다. 조금 전에 잠정 합의문이 나왔는데 오늘(4일) 밤에 본회의를 열어서 최종처리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 치열했던 예산안 협상 과정, 그리고 잠정 협상안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드디어 고지가 눈앞입니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잠정 합의문을 도출했습니다. 오후 3시 30분쯤 여야가 합의문 초안을 작성 중이라는 속보가 전해졌는데, 그 이후에 협상이 급물살을 탔습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은 9475명으로 합의가 됐고, 법인세 최고세율 과표 구간은 3000억 원 이상, 세율은 25%로 상향하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다만, 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해선 자유한국당이 유보 입장이어서, 의총을 거쳐야 최종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 어쨌든 뒤늦게라도 최종 합의의 틀을 짠 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결국 상처뿐인 영광입니다. 오늘 최종적으로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해도 법정 시한을 이틀이나 넘겨서 겨우 처리가 되는 겁니다.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긴 건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적용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결국 저의 아슬아슬한 예측이 적중한 셈이 됐습니다

[정강현 반장 : 야당 발제 / 11월 28일 : 아슬아슬한 예측을 해보자면, 솔직히 시한을 지키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정강현 반장 : 야당 발제 / 12월 1일 : 여전히 '내일까지 처리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관측에 무게가 좀 더 실리고 있습니다.]

[정강현 반장 : 야당 디베이트 / 12월 1일 : : 제가 시한 내에 처리되기 힘들 거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아슬아슬한 그런 예측입니다. 당연히 틀릴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틀렸으면 좋겠습니다.]

네, 차라리 틀렸으면 했습니다. 기재부도 그런 기대를 했던 모양입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에 따르면, "기재부 예산실 모든 컴퓨터에 법정 처리 시한인 '1202'를 비밀번호로 걸어뒀다"고 합니다. 그런데 매우 안타깝게도 법정 시한을 넘겼고, 저의 아슬아슬한 예측이 적중해버렸습니다.

물론 여야가 법정 시한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이틀이나 지나기는 했지만, 오늘 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이 오기까지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숨 가빴던 협상 과정을 되짚어보겠습니다.

쟁점은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공무원 증원 규모, 최저임금 관련 일자리 기금, 법인세 인상안, 아동수당-기초연금 적용 시기 등입니다. 여당이 일부 쟁점에 대해서 다소 양보할 뜻을 내비쳤지만, 끝내 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법정 시한인 2일 자정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2일) : 공무원 수에서도 합의를 도출하기가 어렵고, 최저임금도 하여튼 여러 가지 좀 문제가 있는 거 같고, 그래서 도저히 합의가 봐지기가 어렵다. 이렇게 판단이 내려져서, 예산안 처리는 오늘(2일) 자정 전에 하기는 어려워졌다.]

협상이 꼬이면서 몸값이 높아졌던 건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입니다. 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의 미션은 단 하나였습니다. '김동철을 잡아라!' 국민의당을 잡는 쪽이 예산안 표결 구도에서 유리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민주당은 국민의당은 어르고 달래면서, 한국당을 향해서는 '패싱' 작전을 펼쳤습니다.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대로 호남 고속철도 2단계 사업에서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데 합의했고, 국민의당의 숙원인 선거구제 개편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우원식-김동철, 두 사람이 오늘 아침에 별도로 만나기도 했습니다,

[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 : 선거제도 개혁이 어떻게 되고 있느냐에 대한 우리 당 의원들의 걱정들이 많습니다. 그랬더니 뭐 기다렸다는 듯이 우원식 원내대표가 자기도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이 정말 하루도 미룰 수 없는 긴급한 현안이라는데 대해서 인식을 같이 했고, 그래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예산안이 타결되면 본격적인 추진을 해가자…]

선거구제 개편 문제는 그야말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이른바 '갑툭튀' 현안입니다. 민주당이 국민의당 설득에 '올인'하고 있다는 걸 잘 알 수가 있죠. 자유한국당은 뒤통수를 맞은 분위기였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예산안을 논의하는데, 선거구제를 논의했다는 거 자체가 우선 저는 이해를 잘 못하겠고요. 두 당이 합의하에 선거구제가 결정되는 이러한 체제는 있을 수가 없다.]

결국 민주당의 이른바 '한국당 패싱' 작전이 어느 정도 먹혀들어간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어게인 추경안'이 될 거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추경안 처리 때처럼, 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민의당의 협조로 예산안이 처리되는 상황 말이죠. 오늘 오후에 문재인 대통령이 추경안을 언급하면서 야당을 압박한 것도 그런 배경으로 풀이가 됩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시한 내에 처리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습니다. 국민들께서도 걱정이 크실 것입니다. 지난 추경 편성 때도 야당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이후 3/4분기의 높은 성장률에 추경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정치권에서 정파적인 관점을 넘어서서 우리 경제의 호기를 살려나가자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이제 여야 각 당은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오늘 밤에 본회의 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시시각각 국회 상황이 변하고 있는데, 예산안 협상과 관련한 자세한 속보는 자리로 돌아가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치열했던 예산안 협상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음악을 골라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5 4 3 2 1 BINGO! 네게 미소 짓고
네 맘을 훔치고 그래 봤자 미로
복잡한 사이고 기다리고 있어
힘들어 anymore

레인보우의 '텔미 텔미'입니다. 예산안은 결국 우여곡절 끝에 타결됐습니다. 정말 힘들게 기다려온 순간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박수만 쳐줄 수는 없습니다. 엄연히 법정시한을 이틀이나 넘겼기 때문입니다. 여야가 미로 같은 복잡한 협상 과정을 통과하게 된 것은 결국 국민들이 치열하게 경고하고 감시해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여야, 예산안 담판…최종 타결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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