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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어떻게 하면 시를 쓸 수 있을까요?"

입력 2017-07-1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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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우편배달부의 자전거는 달렸습니다.

햇살이 부서지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해변.
그곳엔 파도와 바람과 하늘이 있었고 파블로 네루다 라는 시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20년 만에 재개봉한 영화. < 일 포스티노 > 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그를 위해 편지를 배달하던 우편배달부, 마리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칠레의 유명 시인과 시골 청년의 만남.
우편배달부에게 편지는 그저 편지가 아니었고 네루다와 그의 시는 그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지요.

"어떻게 하면 시를 쓸 수 있을까요?"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감상해보게."

그 말의 의미를 찾으려 해변을 따라 걷던 마리오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시의 은유…메타포를 찾아내게 됩니다.

우편배달부 청년은 어느새 시를 쓰게 된 것입니다.

영화는 판타지입니다.
그걸 증명해 주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지요.

비록 손 편지 쓰는 세상은 이제 지나갔다 해도 우리에게도 편지. 그리고 우체통은 왠지 모를 애틋함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지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너무 힘들지…왜 안 그렇겠어?…"
그가 남겼다던 마지막 말…

20년간 우편물을 배달했던 집배원은 오랜 시간 일해 온 일터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버렸습니다.

그 사이 행여나 시골농가에 불이 날까…소화기를 싣고 다니는 집배원도 있었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 손에 쥔 여덟통의 우편물을 배달하려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이도 있었습니다.

올 한 해만 12명의 우편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는데…

누군가에게 우편물은 아련한 서정이고 추억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는 것…

"어떻게 하면 시를 쓸 수 있을까요?"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감상해보게…"

네루다의 말을 들은 우편배달부는 천천히 걸으며 시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 일하는 수많은 우편배달부.
그들에게는 해변이 아니라도 어딘가를 천천히 걸어 다닐 수 있는 촌각의 틈조차 부족했고, 우리 또한 타인의 그 아픔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영화는 확실히 판타지임에 틀림없습니다.

오늘(11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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