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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수첩] 정윤회 '황제조사' 의혹…수사관이 에스코트까지

입력 2017-05-21 15:38 수정 2017-05-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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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수첩] 정윤회 '황제조사' 의혹…수사관이 에스코트까지


오늘 밤 방송되는 JTBC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는 '정윤회와 십상시 문건'을 심층 추적한다. 최초로 국정 농단을 다룬 '정윤회 문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불가피한 상황. 취재진은 박관천 전 경정을 다시 만났다. 그는 요즘 한 신문사의 편집국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500일 간의 구속수감 생활. '공무상비밀누설'로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후, 대법원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 정윤회, 검찰서 황제조사 받았나

2014년 12월, 구속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던 박 전 경정. 정윤회 씨와 검찰 청사에서 대질신문을 받는 과정을 자세히 증언했다.

[단독|취재수첩] 정윤회 '황제조사' 의혹…수사관이 에스코트까지


[박관천/전 청와대 행정관 : (정윤회 씨가) 검사가 묻는 도중에 일어나서 커피 타서 마시면서 서성이면서. (다리를) 이리 꼬고 앉아서 뒤로 기대서 여유롭게 답변하시면서. 제 상식으로는 조사받는 사람인가 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정 씨를 조사하는 수사팀의 행동도 이상했다고 한다. 정 씨가 들어오기 직전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자세를 바로 하는 등 상식적인 풍경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박관천/전 청와대 행정관 : (정 씨가) 실세라는 걸 절감했죠. 내가 잘못 건드린 게 아닌가 후회하기도 했죠. 그래서 내가 이렇게 되었구나라는 생각도 했었죠.]

물론 박 전 경정의 주관적인 느낌에 의한 증언일 뿐이다. 당시 수사팀이었던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자기가 쉬고 싶다고 하면 당연히 쉬는 시간을 주는 것이고, 양해를 구하고 커피를 타먹는 것"이라며 황제조사를 부인했다.

[단독|취재수첩] 정윤회 '황제조사' 의혹…수사관이 에스코트까지


◇ 정윤회 귀갓길 에스코트한 검찰 수사관

황제조사 정황은 또 있다. 취재진은 당시 정 씨의 검찰 출입 영상을 분석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정 씨 양 옆에 붙은 2명의 남성. 이들은 정 씨를 에스코트하며 취재진을 가로막고, 신속히 차량 뒷문을 열어 정 씨를 탑승시켰다.

확인 결과 이들은 정 씨를 수사했던 검사실의 수사관이었다. 수사관이 언론 취재까지 막아가며 조사자를 에스코트하는 상황이 일반적인 것일까? 검찰은 이렇게 해명했다.

<스포트라이트 질의에 대한 검찰 해명>

○ 정윤회의 변호인이 과열취재 등 혼란으로 인한 돌발사태 등을 이유로 "신변보호 요청서"를 공식 제출하여 대검 예규인 '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지침'에 따라 신변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임
※ 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지침[대검 예규 제740호]에 의하면 검사는 참고인 등이 출석하여 진술하는 경우 직권 또는 신청에 의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수 있음

당시 정 씨는 고소인 신분이었다. 비선 의혹을 받는 인물을 어떤 근거로 범죄피해자로 예우한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검찰은 '신변보호 요청서를 공식 제출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정 씨의 변호인은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청에 들어갈 때만 좀 보호를 해달라고, 나갈 때는 요청한 바 없다. 그리고 문서가 아닌 구두로 검사실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제 검찰은 정 씨 측의 신청서를 공개하고, 그를 범죄피해자로 예우한 근거를 밝혀야 할 것이다.

◇ 검사는 왜 최순실을 한 번도 안 물어봤나

박 전 경정은 "정윤회 문건은 모두 8개 버전이고 초기 버전에 최순실 비위가 상세히 담겼다. 검찰도 당시 7~8개 문건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4개만 확보했고, 여기엔 최순실 인적사항 외에 비리 내용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문건에 최순실 비리가 없어서 수사를 못했다는 검찰. 박 전 경정은 "그때 검사는 내게 최순실에 대해서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사 도중 그가 "1위 최순실, 2위 정윤회, 3위 박근혜"를 말한 것도 검사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스스로 꺼낸 말이다.

이밖에도 진실을 풀 수 있는 여러 물증을 포착했. 또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수첩에서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실마리를 찾았다. 정윤회 문건을 둘러싼 진실 추적은 오늘 밤(21일)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에서 상세히 공개된다.

봉지욱 기자 b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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