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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아닌 더위와의 싸움"…'코로나 전사들' 폭염 고통

입력 2020-06-09 20:25 수정 2020-06-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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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선별진료소의 상황은 어떤지, 취재진이 직접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간호사들 사이에선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아니라 지금 더위와 싸우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어서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중소 종합병원 선별진료소입니다.

코로나 의심 환자가 찾자, 의료진은 곧바로 레벨D 방역복을 입습니다.

[황일찬/의사 : 밀착해 입어야 하고, 확인하면서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신경 써야 합니다. 움직임이 많아 땀이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3평 남짓한 곳엔 음압시설만 있을 뿐 에어컨은 없습니다.

지금 시간은 오후 2시입니다.

제가 이곳에서 30분가량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기온이 40도가 넘어섰습니다.

[김영주/간호사 : 땀이 스며 나오죠? 고글 쓰는 거 자체가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잘 안 돼요. 이걸 15분 이상 쓰고 계시면 머리가 아프실 거예요.]

의료진과 취재진의 체온을 재봤습니다.

39.2도까지 나옵니다.

[김영주/간호사 : 너무 더워 혹시 저희끼리 쓰러지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열사병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그렇다면 에어컨이 설치된 선별진료소는 어떨까.

의료진 체온은 37.7도, 내부 기온은 27도였습니다.

보건복지부 등이 에어컨 설치에 대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아, 취재진이 경기도 종합병원 선별진료소 61곳을 무작위로 조사해봤습니다.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 41곳, 설치되지 않은 곳이 20곳이었습니다.

지방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면 사정은 더 나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박지혜/인천백병원 간호사 : 더워서 머리가 축축하게 젖어서 나갈 정도로 많이 버거울 때도 있고요. 지치는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에어컨이 있어도 사실 굉장히 더워서 지금 제 입 주변에 땀이 가득 차 있는 상태입니다.]

간호사 4명 중 1명은 레벨D 방호복 입고 4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평균 2시간 이상 근무하는 간호사도 절반이나 됐습니다.

뙤약볕 아래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오래 있을 경우 열사병이나 탈진이 와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조정숙/대한간호협회 홍보위원장 : 간호사 사이에선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아니라 더위와의 싸움이라고 합니다. 쓰러지게 되면 과연 진료소를 비롯해 환자 등을 누가 돌볼 것이냐.]

(VJ : 손건표·김정용 / 영상디자인 : 김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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