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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수십년 제재와 고립에도 놀랄만한 성장" NYT

입력 2017-05-01 11:43

김정은 체제에서 연 1~5% 경제 성장 추정

민간 시장·기업 활성화가 가장 큰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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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에서 연 1~5% 경제 성장 추정

민간 시장·기업 활성화가 가장 큰 원동력

"북한 경제, 수십년 제재와 고립에도 놀랄만한 성장" NYT


수십년에 걸친 경제제재와 국제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가 놀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경제가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데이터는 없다. 하지만 최근 탈북자, 정기 방문객, 경제학자들은 하나같이 북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5년 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후 전국 곳곳에 시장이 열리고 있으며, 상인들과 기업가들이 노동당의 보호 하에 번성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인 평양에는 건설붐이 일어나고 있으며 거리에는 차들이 넘쳐나고 있다.

김 위원장 체제 하에서 북한의 연간 성장률은 1~5%로 추정된다. 큰 어려움 없이 급성장하는 국가의 성장률과 맞먹는 수치다.

그러나 계급 없는 사회에서 시장 세력에 대한 제한된 포용은 김 위원장에게는 사실상 도박과도 같다고 NYT는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오랫동안 빈곤에 시달린 북한주민들에게 "허리띠를 조여 맬" 필요가 없다고 약속했고, 이를 위해 민간기업을 확대하면서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세력이 정부의 사회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징조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외국 상품과 함께 각종 정보가 북한 사회에 스며들면서 김 위원장 일가에 대한 개인 숭배가 약해지고 있다. 국가로부터가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얻으면서 당국에 의지하는 것도 예전보다 덜하다.

지난 2014년 탈북한 김진희씨는 "우리를 내버려 두고 시장을 통해 생활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정부에 대한 우리의 입장"라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에 남아 있는 친인척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에서 새 이름으로 생활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지난 2009년 시장을 단속하려고 한 후 김씨는 "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잃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충성심이 처음 시험에 빠진 것은 1990년대 홍수, 가뭄, 그리고 옛 소련의 원조가 끊겼을 때였다고 한다. 당시 북한 당국은 식량 배급을 중단해 200만명이 아사했다. 그는 무산의 기계공장에서 하던 일을 중단하고 임시변통으로 시장에서 물건을 팔아 생계를 연명했다. 당시 비슷한 시장이 전국에 생겨났었다고 한다.

식량난이 완화된 후 무산 시장은 계속 성장해 그가 탈북할 즈음에는 1000여개가 넘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은 지난 2011년 사망하기 전 시장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때로는 식량 공급을 늘리고 유엔이 부과한 제재의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을 허용하면서 그들을 억압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북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시장은 440개나 됐고, 위성 이미지는 대부분의 도시에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 있는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인구가 250만명인 북한에서 이들 시장의 소매업자나 관리자로 약 110만명이 고용돼 있다.

비공식 시장 또한 번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신발, 의류, 과자, 빵 등을 집에서 만들어 판매한다. 시골에선 10일마다 장터가 열리고 있으며, 이 곳에선 할리우드 영화, 한국 드라마, 스마트폰 등을 판매하는 암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현재 북한 주민의 40% 이상이 민간기업 형태에서 종사하고 있으며, 이는 옛 소련체제가 무너진 후 헝가리나 폴란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월 국회에서 밝히기도 했다.

이런 민간 활동은 비효율적이고 엄격한 국가 계획경제에 대한 좌절감에서 비롯됐다. 북한 주민들은 한때 음식과 기타 필수품을 사기 위해 국영 농장과 국영 공장에서만 일했다. 그러나 그 시스템은 1990년대에 무너졌고, 그곳에선 지금 한 달에 겨우 1달러를 벌 수 있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북한의 생활비가 한 달에 최소 60달러는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국경 근처의 회령에서 탈북한 김남철(46)씨는 "평범한 북한인이라면 시장을 통해 돈을 벌지 않으면 배고픔으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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