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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는 안 받아요" 엄연히 불법인데…배짱영업 여전

입력 2015-11-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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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9일) 밀착카메라는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상점들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현행법 위반입니다. 자영업자들은 하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하고 있는데요.

박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민정/서울 반포동 : 카드는 안 썼어요. 일부러. 더 비싸게 사는 기분이 들어서.]

[유승희/서울 방배동 : 현금을 누가 갖고 다녀요. 여기서만 (카드) 사용이 안 되는지 납득이 안 가요.]

지하철과 연결돼 교통이 편리한 서울의 한 지하상가입니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이렇게 쇼핑하러 나온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이곳에서 카드 사용하기가 망설여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일까요?

겨울 코트를 사기 위해 한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상인 : 19만 원. 가격도 내가 착한 가격에 얘기한 거에요. 언니 딱 맞춤이에요. 안성하고 맞춤이다.]

카드로 계산하겠다고 하니 가격이 달라집니다.

[상인 : 카드요? 내가 지금 현금가로 얘기했는데.]

카드로 사면 더 비싼 이유를 묻자 상인의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상인 : 그게 아니라 언니. 가격을 자꾸 물어보면 내가 말하는 입장으로도 그러니까.]

아예 카드는 받지 않겠다고 입구에 써놓은 점포도 있습니다.

[상인 : 저희는 현금을 받는 게 나으니까. 그래서 재밌게 글귀를 적어서 이목을 끌어서 들어오게 하는 거죠.]

지하상가 곳곳에는 이렇게 현금영수증과 카드결제를 거부할 경우 신고하라고 현수막까지 걸려있지만 아직까지 잘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겁니다.

이곳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점포 800여 개가 몰려있는 인천의 한 대형 지하상가입니다.

이곳 대부분이 신용카드 가맹점인데요. 그렇다면 이곳에서 카드 사용하기가 수월할지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카드로 계산하겠다고 하자 원래보다 만 원 더 비싸게 가격을 부릅니다.

부가가치세 등 세금 때문이라는 겁니다.

[상인 : 우리가 세금으로 20%가 나간다고 생각하면 돼요. 20% 정도는 카드로 나가는 거예요.]

[홍민지/인천 부평구 부평동 : 수수료를 우리가 왜 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약간 을이 되는 듯한?]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건 현행법 위반입니다.

또, 현금가와 카드가가 다른 것도 엄연한 불법입니다.

이곳 점포 대부분이 배짱 영업을 하고 있지만, 관할 세무서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북인천세무서 관계자 : 우리가 일일이 나가서 계속하기가 손이 모자라고 그래서.]

카드를 꺼리는 곳은 관광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은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는 수산물 직판장입니다.

입구 곳곳에는 카드 사용이 안 된다고 이렇게 알리고 있습니다.

[상인 : 5만 원. 여기 다 자연산이라 카드가 안 돼요. 여긴 자연산, 식당은 양식.]

[김영희/서울 방배동 : 현금 내기는 아쉬운 마음이 있지. (공제를 못 받지) 현금영수증만 줘도 괜찮겠는데.]

정부가 이달 초 자영업자들을 위해 카드 수수료를 최대 0.7%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카드 사용을 꺼려하고 있는 겁니다.

[상인 : (수수료를) 조금 내렸다고 카드 안 받고 받고는 문제가 아니죠. 상식과 도에 어긋나는 오천 원짜리 만 원짜리는 카드 내면 안 돼요. 저거 카드 내면 손님도 나쁘지.]

매출을 축소 신고하면 탈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홍기용 회장/한국세무학회장 : (현금 할인이) 당장은 소비자가 이득으로 보이지만 그에 따른 과세체계가 흔들리고 왜곡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부담으로 안긴다는 걸…]

지금껏 영세 자영업자들은 카드 수수료가 높다고 호소해 왔습니다.

하지만 수수료 인하 조치에도 여전히 곳곳에서는 카드 받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그사이 세금은 물론 소비자들이 당당히 카드 낼 권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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