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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뿐 아니라 지역민심도 떠났다"…아베 추락에 여권 '멘붕'

입력 2017-07-11 15:55

연립여당 간부 "지지율 20%대면 자민당에서 퇴진론 나올 것"

고이케 신당창당 여부도 변수…여야 '도미노 탈당' 배제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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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여당 간부 "지지율 20%대면 자민당에서 퇴진론 나올 것"

고이케 신당창당 여부도 변수…여야 '도미노 탈당' 배제못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지지율이 2012년 12월 취임 후 최악인 30%대로 추락하자 여당인 자민당이 '멘붕'상태에 빠졌다.

특히 수도인 도쿄뿐 아니라 핵심 지지 기반인 지방에서도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론이 끊이질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돌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다.

◇ 아베 수습노력 별무소용…한 달 새 최대 13%포인트 하락

지난 10일을 전후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아베 총리 지지율은 31.9~36%로 조사됐다.

매체별로는 요미우리신문이 한 달 전보다 13% 포인트 하락한 36%, NHK가 13% 포인트 하락한 35%, 닛폰TV가 7.9% 하락한 31.9%였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선 1주일 전에 비해 5% 포인트 하락한 33%로 나타났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에서는 모든 여론조사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계속 추락하는 것과 함께 일부 조사에서 한 달 새 최대 13% 포인트나 하락한 것을 중시하고 있다.

아베 총리 친구가 이사장이던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총리 측이 특혜를 줬다는 사학 스캔들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아베 총리가 발버둥을 쳤지만, 지지율 추락을 막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뒤 "준엄한 질타",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인 데 이어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외교 행보로 지지율 만회를 겨냥했다.

그럼에도 이 기간 그의 지지율은 오히려 취임 후 최저로 급락했고, 당내의 동요는 그만큼 커지는 분위기다.

◇ 여권 "공기가 변했다"…"30%대 무너지면 퇴진론 나올 것"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사태가 상당히 심각하다. 공기도 변했다"며 "아베 총리의 장악력이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지역구에서도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민심이 떠나고 있다"고 현장 민심을 전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 각국을 순방하던 아베 총리는 국내의 싸늘한 민심에 당초 일정을 하루 앞당겨 11일 귀국 길에 올랐다.

아베 총리는 귀국 즉시 관저로 이동해 재해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폭우 피해로 2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규슈(九州) 지역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12일에는 폭우 피해가 집중된 후쿠오카(福岡)·오이타(大分)현으로 이동해 이재민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을 위로하는 등 '민생행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어 다음 달 3일 개각을 단행하고 경제 최우선 정책 등을 통해 민심을 다잡는다는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당내에서도 싸늘하다.

특히 그동안 위기에 처한 정권이 개각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가 성공한 사례는 물론 실패한 사례도 있는 만큼 내달 개각은 아베 정권의 운명을 가를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는 재임 당시인 2003년 9월 개각을 통해 지지율을 65%(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 기준)으로 수직상승시키면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반면 1997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1937∼2006) 당시 총리는 무투표로 당 총재에 재선된 뒤 당정 인사를 한 뒤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하며 10개월만인 이듬해 1월 총리직에서 밀려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고이즈미 당시 총리는 아베 총리를 관방장관으로 전격 기용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벼랑끝 위기에 처한 아베 총리가 어떤 카드를 꺼낼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자민당 총무회장은 "아베 총리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인재들을 기용해야 한다"고 했지만, "개각이라는 손장난 같은 방식으로 통할 상황은 아니다"(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지방창생상)라는 비판론도 힘을 얻고 있다.

공명당의 한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국민으로부터 의심을 받는 총리로는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며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자민당 내에서도 '차기 중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싸울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베 총리가 '제왕적 총리·당총재'로서 정부와 당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도 따라잡기 힘든 두 가지 신화, 즉 높은 지지율과 선거 승리 능력이었다.

그러나 사학스캔들 확산, 그리고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로 이 두 신화가 모두 무너진 만큼 지지율 30%대가 뚫리면 당내에서도 퇴진론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다.

◇ 고이케 전국정당 창당 주목…여야 도미노 이탈 '블랙홀' 가능성

외부 환경도 아베 총리에게는 갈수록 냉혹해지는 상황이다.

7·2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아베 총리에게 수모를 안겼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지사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베 총리가 반대편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여유있게 정치활동을 했다면, 지금은 운동장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 아베 총리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고이케 지사는 차기 중의원 선거를 겨냥해 자신이 이끄는 도민퍼스트(우선)회를 기반으로 전국정당을 만드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케 지사는 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미 측근들은 연내 창당 가능성을 흘리는 등 여론 흐름을 정밀하게 체크하고 있다.

전국정당 창당 필요한 현역의원 5명 가운데 4명이 이미 고이케 지사쪽에 섰다.

자민당과 제1야당인 민진당, 유신회, 차세대당 등 각당을 망라한다.

고이케 지사의 전국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여야 모두 소속의원의 '도미노 탈당'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아사히신문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2%가 "자민당에 대항할 정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79%가, 민진당 지지층에서는 94%가 아베 총리와 자민당을 견제할 강한 정당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이다.

◇ 아베 최대 지원군 호소다 파벌이 오히려 사태 키워

이런 냉엄한 민심에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細田)파벌도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실제 아베 총리가 2012년 집권한지 5년째가 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는 데는 계파 의원들의 '역할'도 컸기 때문이다.

불륜 문제로 사임하고 탈당한 나카카와 도시나오(中川俊直) 전 경제산업정무관, 가케학원에 수의학부 신설을 승인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장관, 비서 폭행 갑질 파문으로 탈당한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 의원 모두 호소다파 소속이다.

여기에 자위대에 선거지원을 요청해 파문을 일으킨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후원회가 가케학원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간사장대행도 역시 호소다 파다.

아베 총리가 최대 위기에 처했음에도 '책임론' 때문에 드러내놓고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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