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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씹다 버린 껌이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6-06-1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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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오늘(16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

굳이 제가 읽어드리지 않더라도, 아마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껌'하면 떠올릴 기업 '롯데'.

롯데의 상징과도 같은 롯데껌이 최근 매출 4조 원을 돌파했다고 하는군요.

롯데제과 설립 49년 만에 이룬 대기록. 팔린 껌을 일렬로 쭉 세우면 지구를 330바퀴 돌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 대형 유통그룹 롯데는 온 국민이 껌을 씹어준 덕분에 생겨난 것이지요.

형제의 난과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며 세인의 입방아에 올랐던 롯데그룹.

완공되지도 않은 건물에 대형 태극기까지 내걸며 이미지 탈색을 하는가 싶더니, 이번엔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정운호 로비사건의 불똥이 법조게이트로 튀다가 어느 사이에 롯데로 번진 겁니다.

사실 롯데에 대한 수사는 예견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치 역사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총선 이후 정권 후반부로 가면서 대대적인 사정이 있으리란 얘기는 상식처럼 돼 있었으니까요.

기왕에 세간에 평판도 좋지 않고, 게다가 전 정권과의 유착관계까지 의심받는 기업이라면…

공교롭게도 MB정부 내내 롯데가 점찍은 사업의 인허가는 속된 말로 껌씹기 만큼 쉬운 일로 보였습니다.

바로 그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는 제2롯데만 해도 MB정부 1년여 만에 '불가'는 '허가'로 바뀌었고 애꿎은 서울공항 활주로는 방향을 3도로 틀어야 했습니다.

그 외에도 롯데칠성 부지, AK면세점 인수, 맥주사업 허가가 일사천리로 이뤄졌고, 롯데그룹의 몸집은 MB정부 5년간 두 배로 커졌습니다.

그래서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이번 수사가 의미하는 바는 작지 않습니다.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

온 국민이 씹어준 껌 덕분에 무려 555m 높이의 서울 시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한 타워를 세우고 있는 롯데….

그 타워가 이른바 정경유착의 산물이라면… 그것이 교만의 상징인 바벨탑이 아니라는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롯데가 국민들에게 씹다 버린 껌이 되지 않으려면 이제 그 증거를 대야 할 참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사족입니다. 사실 이 사족이 오늘의 주제일수도 있습니다만…

롯데를 향한 일련의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따라붙는 우려가 있습니다.

홍만표, 진경준, 어버이연합… 이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혹시 씹다 버린 껌처럼 되는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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