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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비좁은 실험실, 높은 문턱…한국엔 호킹이 없다

입력 2016-04-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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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눈이 보이지는 않는 판사, 두 손이 불편한 화가는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과학자는 드문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애초에 이공계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렵고 들어가서도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결국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작년 명문대 화학과에 어렵게 입학한 지체장애 1급인 구모 씨.

졸업 후 전공 분야로 진출하겠단 꿈을 접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구모 씨/지체장애인 : 실험실이 휠체어에 맞게 제작된 경우가 없어요. 의자 두개만 들어갈 정도로 통로가 좁고 책상 높낮이도 안 맞습니다.]

경기도 한 대학의 기계공학과에 다니는 청각장애 2급 김희민 씨도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다고 토로합니다.

[김희민/청각장애인 : 제가 잘 안 들리다 보니까 조교님께 따로 말씀드렸는데 조교님께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시는 거예요.]

장애 학생들은 출발선부터 공평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맹학교 등 특수학교엔 이과반 자체가 없고, 과학고와 같은 영재교육에서도 소외돼 있다는 겁니다.

[감경민/지체장애인 : 중·고교부터 이과에 특화된 과목에 대한 공부가 어렵습니다. 초등학교, 더 나아가 영유아부터 교육의 기회를 확대 시켜야 해요.]

실제 장애학생들이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서울대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입학한 장애학생 18명 중 이공계는 2명 뿐이었고, 포항공대나 카이스트도 장애인 학생이 전체의 1%도 안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과학 분야에서 장애 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상묵 교수/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 적극적으로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게 계산과학 분야를 우리가 키우자는 겁니다. 가상 현실, 시뮬레이션 이런 것들은 컴퓨터로 가능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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