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동원하면 즉각 군사 개입에 나서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죠. 그런데 벌써 일주일째 공습 결정을 미루면서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이상복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차가운 국내 여론 때문입니다.
국민의 60%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전쟁에 참여하는 걸 반대하고 있습니다.
[밥 코스트너/시민 : 미국은 절대로 혼자 행동해선 안됩니다. 지금 상황에선 유엔의 지지를 받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10년 이상 질질 끈 이라크, 아프간 전쟁에 물릴 대로 물린데다 경제난까지 겹친 탓입니다.
[반 홀렌/민주당 연방 하원의원 : 사담 후세인이 화학 무기를 쌓아놓고 있다고 해서 이라크를 공격했는데 결국 아니었습니다.]
전쟁에 참여할 것인가 말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오늘도 햄릿 같은 애매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분명한 입장이 뭔지 헷갈려하는 기류가 많습니다.
최근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대응 양상은 이전의 군사 개입 때와는 완전히 다른, 기묘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격을 한다 해도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교훈만 알려주는 선에서 그칠 거라고 누누히 강조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조시 어니스트/백악관 부대변인 : 대통령은 끝없는 군사 공격을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구체적이고 제한적인 방법을 고려 중입니다.]
또 다시 전쟁에 말려들긴 싫고, 시리아의 인권 유린 사태를 계속 방치할 수도 없어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