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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150명 대피할 동안…'홀로' 남아 불길 맞선 시민

입력 2021-07-16 21:08 수정 2021-07-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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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경기도 수원에 있는 6층짜리 상가건물에서 불이 났습니다. 그런데, 소방관이 올 때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 남아 불을 끈 시민이 있습니다. 덕분에 150명 넘는 사람들이 무사히 대피했습니다.

여도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성인 남성 키만큼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아무도 없는 사이 불이 점점 커지던 그 때, 한 남성이 소화기를 들고 불길을 향해 달려갑니다.

신고 전화를 하면서도 소화기를 놓지 않았습니다.

[당시 119 신고 통화 : 소화기, 소화기. 빨리 좀 와주세요. 빨리요 빨리. 불 다 번지네.]

연기가 사방을 뒤덮었고, 소방대원이 오기까지 10분 넘도록, 불길과 혼자 싸웠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서울에 사는 45살 김재권 씨는 병원에 의류를 납품하러 이 건물에 왔다 불이 난 걸 목격했습니다.

[김재관/서울 창동 : 좀 무서웠죠, 아무래도. (그래도) 이게 큰불이 되면 인명피해가 크게 번지겠다는 생각에 계속 (진화했죠.)]

그 사이, 상가에 있던 150여 명의 사람들이 긴급히 대피했고 불은 40여 분 만에 완전히 꺼졌습니다.

김씨는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김재관/서울 창동 : 종아리부터 허벅지 있는 데까지. 옷이 좀 탔었거든요. (손가락은) 소화전 끌고 나오는데 그게 굉장히 무겁더라고요. 인대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낸 용기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재관/서울 창동 : 작은형님이 현역 소방공무원이세요. 항상 만나면 작은 불을 빨리 꺼야지 큰불로 안 번진다고 항상 저에게 말해줬어요.]

소방당국은 김씨의 도움으로 화재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구일모/경기수원소방서 재난예방과 : 현장 도착했을 때 주변에 (당시 사용하던) 소화기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덕분에 현장에 있는 불길이 주변으로 크게 안 번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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