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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집값 < 전세…'가격 하극상' 일어날 수 있나?

입력 2015-02-2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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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셋값이 새해 들어서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연휴 동안에 서울의 전세가율이 96%를 넘는 아파트가 등장했다는 뉴스가 나왔죠. 그러니까 아파트값이나 전셋값이나 거의 비슷한 대등한 상황이 됐다, 그런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전세가 시작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혹시 아시는지요. 140년 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이후에 이렇게 전셋값이 뛴 적도 없을 듯합니다. 이러다가 정말 전셋값이 역전돼서 집값보다 더 비싸질 수도 있는 건가. 이론적으로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 오늘(23일) 이 문제들을 중심으로 김필규 기자와 함께 팩트체크 들어가겠습니다.

전세가율이 96%면 이게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더 나은 상황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오를 수가 있었는가. 그거부터 한 번 볼까요?

[기자]

그동안 전국적으로 계속 전세가가 올라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평균이 70%였습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건데요.

그러니까 아파트값이 1억원이라고 하면 그거에 따른 전셋값이 7000만원이나 된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전세가율이 70%를 훨씬 넘는 무려 96%라는 이 종암동의 아파트요.

오늘 직접 가서 정말 그런가 한번 확인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에 문의하고 또 확인해 본 결과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그런 이야기였고요.

[앵커]

96%는 아니다?

[기자]

어떻게 된 거냐 하면 실제 부동산에서 최근 거래된 물량으로 확인을 해 봤더니 기사에 나온 이 전용면적 59제곱미터 아파트의 경우에 매매가가 약 2억 7500만원 정도고요. 전세가는 2억 4000만원 그래서 전세가율로 계산을 해 보면 87%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예전 기사에서는 부동산 시세 사이트에 나온 숫자 중에서 차이가 크게 나는 거를 골라서 계산하다 보니까 96%라는 숫자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앵커]

보도가 좀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 그런 얘기군요. 그런데 96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87.3%요? 그 정도도 굉장히 높은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 이유를 그래서 근처 부동산에 가서 한 번 물어봤는데요.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유영순/공인중개사 : 저희가 볼 때는 학군은 좋다고 봐요. 지하철도 한 7분 정도 거리가 있고. 여기도 아직까지 집을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자리인데, 전세는 아무리 가격이 비싸도 그 돈이 내 돈이고…(전세) 대기자가 더 많습니다. 2억5천을 불러도 저희는 넣을 수 있다고 말을 해요. 그 정도로 수요가 많이 있습니다.]

어쨌든 집값은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살겠다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전세가율이 이렇게 오른 거다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앵커]

대기자가 더 많다고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더 올려서 내놓을 수 있다. 그러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이 전셋값이 집값보다 더 나가는 그런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냐 하는 건데. 그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기자]

상식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될 것 같은데. 이 경제 상식을 깨고 실제로 전세가율이 100%를 넘은 곳이 지방도시에서는 있었습니다.

[앵커]

서울 말고 지방에 있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떤 경우냐 하면 집값이 오를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데 갑자기 혁신도시 같은 게 돼서 공기업 직원들이 대거 이주했다거나 하는 그런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재산세나 취득세까지 내면서 집을 살 필요를 못 느끼니까 이렇게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율이 100%를 넘을 수 있었던 겁니다.

[앵커]

지금 얘기한 건 특별한 경우이기 때문에 통계에 넣어서 얘기하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서울 같은 경우에 그러니까 조금 아까 왜 소개했던 종암동 그 아파트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도 지금 87.3%라고 했는데 계속 대기자가 몰리고 차라리 사는 게 낫다라는 생각들을 안 하시고 사느니 여러 가지 부대비용 드니까 나는 전세로 하겠다. 그 돈 나중에 찾을 수 있다. 더 이론적으로는 더 뛸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래서 과거 이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어떤지 한 번 살펴봤는데요.

종암동 이 S아파트의 경우에 2년 전만 해도 전세가율이 68%였던 게 70%를 넘어서 이제 87%까지 된 겁니다.

그러니까 이 추세만 보면 100%를 넘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전셋값이 집값을 넘어가게 되면 결국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못 돌려준다, 이런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는 100%를 넘지는 않을 거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다고 또 전세가율이 그러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냐. 이 자리에서 멈출 것이냐 하는 거는 또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야기도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신용상/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기본적으로 주택 가격이 전혀 오를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한다면 이게(집값과 전셋값이) 같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게 경제학적으로 '수렴'하는 것으로 저희는 이해를 하고 있거든요. 전혀 이상한 현상이 아니고…집값 상승이 제한적이다, 상승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다는 지역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거죠.]

[앵커]

아까 잠깐 얘기한 것처럼 집값보다 전셋값이 더 올라가면 사실은 나중에 전셋값을 돌려줘야 되는 게 전셋값이니까 집을 팔아도 알 될 정도로 그렇게 오르면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이기는 하는데. 다만 100%까지 그러니까 대등한 것으로 갈 수 있는 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라는 게 이분의 얘기인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동안에 주택정책이 있었고 또 특히 전셋값을 잡겠다는 정책도 나왔는데 왜 이렇게 안 됐다고 보는 겁니까, 그러면?

[기자]

현 정부 들어서 그동안 나왔던 주택정책이 모두 8차례, 만 2년 동안 8차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매매나 월세의 활성화 대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요. 그래서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는 이 8번의 대책들 중에 어느 한 번도 전세와 관련한 직접적인 것은 없었다, 이런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 주택공급이 많아지면 전세난도 어느 정도 해소되기 마련인데 지금 나온 대책들이 효과를 보려면 3년은 걸린다, 기다려야 한다. 이런 지적도 있었고요.

또 이대로 그냥 가게 된다고 그러면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집주인이 사용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대란 가능성도 크다, 이런 우려까지 있었습니다.

[앵커]

전세라는 것이 우리한테만 있는 좀 독특한 제도다. 그래서 이제는 매매나 특히 월세로 바꾸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겠냐라는 정부 당국의 얘기도 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하셨듯이 이 전세라는 것, 우리만의 역사인데 이 역사가 14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한 말에 생겨서 또 정부 수립 때도 계속 이어지다가 7, 80년대 개발시대에 정착된 제도입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세입자들에게는 오랜기간 동안 익숙해진 제도라고 볼 수 있는데요.

과연 이 정부 의도대로 사라지거나 또 확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대부분의 의견이 비관적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일수/스타아시아파트너스 대표 : 또 집값이 오르거나 아니면 주택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우에 전세 제도가 다시금 정착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요. 전세제도는 반드시 없어진다고 볼 수는 없고, 시기와 상황에 따라서 다시금 전세의 비중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는 어떤 유연한 상황으로 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러니까 수도권에서 당장 전셋값이 집값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보기는 힘들겠지만 상당 기간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도 보기 힘들 거다, 오늘 아마 이 정도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87.3%라는 전셋값은 참 놀랍기는 합니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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