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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제 식구 감쌌나…우병우 구속 못 시킨 검찰

입력 2017-04-12 17:48 수정 2017-04-12 19:16

박 전 대통령 17일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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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17일 기소

[앵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또 구속을 피했습니다. 검찰에선 그동안 보강수사를 통해 새 혐의를 추가하고 구속 가능성을 높였다는 입장이었는데, 우 전 수석은 이번에도 법망을 피해 나갔습니다. 임소라 반장이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 논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구속영장 기각 후 귀가 (오늘 새벽) : (영장이 자꾸 기각되는 건 본인이 청렴해 섭니까? 검찰이 의지가 없어 섭니까?)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민정수석으로 할 일만 하셨습니까?) (특검 시작되면 1년을 더 수사받으실 수도 있는데 지나치다고 생각 안 하십니까?) 자, 다음에 얘기합시다. 놔주세요. 고생하셨습니다.]

왕수석 안종범 전 수석도 구속, 왕실장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구속, 그리고 최순실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을 일찌감치 들여다보려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방해하고(특별감찰관법 위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드러나자 대책회의를 주도하고 진상을 감추려 했던(직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우 전 수석은 구속 문턱에서 또 빠져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판사는 어제 새벽 0시 12분 "혐의내용에 관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면서 구속영장을 기각시켰습니다.

검찰 특수본에 우 전 수석 관련 수사 자료를 넘겨줬던 박영수 특검은 앞서 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고 부담감을 팍팍 주기도 했었는데, 검찰로선 할 말도 없고 머쓱해진 상황이죠.

[김수남/검찰총장 : (총장님 민정수석 영장 기각된 것에 대해서 검찰이 수사 의지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

검찰 특수본 관계자는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해서 재청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우 전 수석은 불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검찰은 어떤 해명에도 우 전 수석 구속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 조직 보호 논리를 작동시켰던 것 아니냔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쓰까 요정' 김경진 의원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경진/국민의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병우 수석과 관련된 수사는 실은 검찰 내부자, 전현직 검찰 내부자들과 다 연결된 수사입니다. (우병우 수사를 하기 위해서는 검찰, 그하고 전화 통화했던 사람들, 뭐 자료 주고받았던 그 검사들을 수사해야 된다는 말씀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검찰 내부의 수사가 얼마만큼 제대로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또 이루어졌을까, 라는 부분이 결정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다른 점이 아닌가…]

지난해 우 전 수석 1차 소환 조사때 찍혔던 유명한 사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피의자 우 전 수석은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추워서 팔짱을 꼈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검찰과 우 전 수석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아주 상징적인 장면이란 해석이 많았습니다.

특히 특검이 확보했던 우병우 전 수석의 통화내역을 보면 개인 비리 문제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우 전 수석은 김수남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와 수시로 통화를 했습니다.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1000회 이상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우병우 특별수사팀이 구성됐던 지난해 8월 23일, 김수남 총장과는 20여 분 통화를 했습니다.

또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25일, JTBC의 태블릿PC 보도 바로 다음날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도 전화통화를 했었죠.

물론 검찰에선 일반적인 업무상 통화였고 개인비리나 최순실 수사상황에 대한 공유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만,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김영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달 3일) : 이제 저는 또 다시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검 수사에서 밝혀졌듯이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이 독일로 도피해 있는 동안에도 대포폰으로 거의 매일 통화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검찰의 수사상황에 대해 우병우의 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을 통해 최순실에게도 그대로 흘러갔을 것입니다.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순실에게 수사상황을 보고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셈입니다.]

확인하긴 어렵습니다만 앞서 우 전 수석이 두번째 검찰 출석을 앞두고 검찰 쪽에 이런 저런 압력을 집어넣었단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왔었죠.

[김어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5일) : 최근 제가 복수의 검찰 고위 관계자로부터 굉장히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어요. 뭐냐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자신의 수사압박이 시작될 것 같으니까 자신은 몇 년도 감옥에 가도 상관없으니까 다 끌고 들어가겠다. 여하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지금 멱살을 잡고 다 같이 죽자, 이런 모드라고 합니다.]

한편, 검찰은 오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다섯 번째 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수사인데요. 검찰 특수본은 오는 17일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검찰이 커다란 숙제를 끝났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일 뿐일 겁니다. 우병우 구속 실패로 정치권의 검찰 청산, 개혁 요구는 거세지고 있습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 제 식구 감쌌나…우병우 구속 못 시킨 검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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