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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친박 청산' 표 대결 전환…삐걱대는 정계개편

입력 2017-10-24 17:53 수정 2017-10-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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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친박 청산 작업이 결국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표 대결로 결판이 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홍 대표와 친박계 양측의 신경전이 거세지는 가운데, 보수통합 논의에는 빨간불이 들어왔죠. 야당 발제에서 친박청산을 둘러싼 한국당 내부의 숫자 싸움을 분석해보고, 정치권의 통합 논의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자, 홍준표 대표의 통합 공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서청원, 최경환을 빼고, 바른정당을 더하면 보수 통합이라는 최종값이 도출이 된다는 의미죠.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이른바 '홍준표의 통합 공식'이 제대로 맞아 떨어질지는 의문입니다.

당장 서청원, 최경환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죠. 어제(23일)도 말씀드렸지만, 사실 이런 반발에 이유가 없는 건 아닙니다. 홍 대표가 친박계에 대해 여러 번 말을 바꿔왔던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돌변해 왔는지, 하나 하나 짚어보겠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2월 16일) : 일부 양박들하고…이때 양박이라는 게 양아치 같은 친박이란 뜻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5월 4일) : 우리 이제 친박들, 다 용서합시다. 서청원, 그다음에 최경환. 다 용서하는 게 맞겠죠?]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6년 동안 (이 당을) 농단했던 사람들인데 쉽게 물러나겠나?]

그렇습니다.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양아치에서 용서로, 또 다시 농단 세력으로 입장을 여러 번 바꾸면서, 홍 대표가 친박계에 빌미를 준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자, 그래서 홍 대표가 자신의 통합 공식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 첫 번째 산은 '박근혜 출당'입니다.

홍 대표가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 30일쯤 출당 결의를 하기 위한 최고위원회가 소집될 예정입니다. 의결권이 있는 최고위원 9명 가운데 5명 정도가 친박 성향으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표 대결로 간다면 출당 결의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실제로 일부 친박 최고위원들은 윤리위 결정을 뒤집겠다며 공언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박근혜 출당이라는 산을 넘는다고 해도, '서청원, 최경환 제명'이라는 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속 의원 3분 2 이상이 찬성해야 제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산을 넘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선배 의원이시고 한 분은 또 동료 의원인 이런 성격을 가질 때 소위 제명시켜서 출당시키는 것을 기꺼이 좀 해야 되겠다 하는 입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 내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 대표 측에서는 제명 안건이 가결이 되든, 부결이 되든 손해볼 게 없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제명이 되면 친박 청산이 마무리되는 거고, 제명이 안 되더라도 정치적인 부담을 친박계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친박계가 그리 만만한 계파는 아닙니다. 당내에서는 올초에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 시도를 했다가 실패했던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과 홍 대표를 겹쳐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당시에도 처음에는 인 전 위원장과 친박계 사이에 원색적인 비난이 오갔습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1월 4일) : '거짓말쟁이 성직자'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마치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하고 그 일파를 숙청하여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듯한 행태는 폭군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인명진/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1월 5일) : 나는 본래 새누리당이 정치하는 데인 줄 알았어요. 그랬더니 와서 보니까 교회더라고. 서청원 집사님이 계신 교회야 이게.]

그러나 결국 인 전 위원장은 두 사람에 대한 출당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본인이 사퇴하고 말았죠. 이번에도 친박계가 결국 홍 대표를 몰아낼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청원 의원이 성완종 사건과 관련해 녹취록을 거론한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입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 녹취록이 공개가 된다 그런다면 지금 대법원에 홍준표 대표에 대한 재판이 아직 남아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당 차원의 진상 파악을 넘어서는, 이건 다른 게임으로 넘어간다…]

결국 성완종 사건이 다시 불거진다면 홍 대표의 거취는 물론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작업도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입니다. 홍 대표의 친박 청산 작업이 오히려 친박 세력을 부활시키는 역설적인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자, 보수통합이 흔들리는 가운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통합도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특히 국민의당 호남 중진들 사이에 반안철수 기류가 강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호남 중진들의 민주당 복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 박지원 전 대표는 바른정당과 통합하면 탈당하겠느냐는 물음에 "내 생각을 들킨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렇습니다. "내 생각을 들킨 기분"이라는 말 때문에 새롭게 조명 받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박지원/전 국민의당 대표 (4월 17일) : 문재인이 되어야 광주의 가치와 호남의 몫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안철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가 일부러 한번 실수를 해봤습니다.]

자, 오늘은 친박과 절망이라는 말에 주목을 해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당신의 절망을 바라는 나에게
그대는 그리 친절하진 않군요

인디밴드 '못'이 부른 '당신의 절망을 바라는 나에게'입니다. 홍준표 대표와 서청원, 최경환 의원. 아마도 서로가 서로의 절망을 바라고 있겠죠. 하지만 그건 사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국정농단이라는 엄청난 사태를 촉발하고도 누구 하나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없는 제1야당, 그 절망적인 정치 집단을 바라보는 일은 그야말로 절망 그 자체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친박 청산' 표 대결 전환… 삐걱대는 정계개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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