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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국, 중국의 일부였다더라" 트럼프 발언 논란

입력 2017-04-20 19:06 수정 2017-04-20 19:28

칼빈슨호 '허위 항로' 논란…정부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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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슨호 '허위 항로' 논란…정부 알았나

[앵커]

'한국이 중국의 일부'라고 들었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 발언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얘기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죠. 또 한반도로 당장 온다고 알려졌던 미 칼빈슨호의 항로를 미국 정부가 거짓으로 발표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임소라 반장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우리는 함께 엄청난 '케미스트리'를 가졌다. 우리는 서로를 좋아한다. 나는 그를 많이 좋아한다"

남녀 사이에나 오갈 법한 상당히 낯뜨거운 멘트인데요. 믿기지 않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얼마 전 정상회담을 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한 겁니다.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두 사람이 요즘 말로 남자들끼리의 우정, '브로맨스'라고 불태우고 있는 모습이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 6일) : 우리는 지금까지 긴 토론을 했지만, 소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혀 없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우정을 발전시켰습니다. 내가 보기엔 그래요. 제 생각엔 길게 보면 우리는 매우매우 위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저는 정말 기대합니다.]

평소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걸로 유명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담에는 마지못해 웃음을 지어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얼마 전 미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 소유의 초호화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이처럼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회담 뒷이야기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놨는데, 여기서 그 문제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한국의 역사 이야기를 꺼냈다. 북한이 아니라 (전체) 한국 말이다. 알다시피 수천 년에 걸친 이야기였고 많은 전쟁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실제로 중국의 일부이곤 했다. 10분 동안 듣고 난 다음, 나는 그 (북한) 문제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실제로 중국의 일부이곤 했다"…정말 믿기 어렵지만 미 대통령 입에서 나온 말이고, 맥락상 시 주석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도 충격적입니다.

혹여나 통역이 잘못됐다고 쳐도, 시 주석이 실제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도,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여기고 이를 언론 인터뷰에서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태도도 정말 놀랄 일입니다. 미국 언론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발언에 초점을 맞춰 가장 먼저 보도한 미 온라인 매체 쿼츠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을 아주 격분하게 만드는 완전히 잘못된 발언을 했다고 제목을 달았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팩트체크까지 나섰습니다. "한국은 오랜 시간 문화·역사적으로 중국과 얽혀 있지만 중국의 거듭된 침공에도 직접적이거나 영토 관점에서 중국의 지배 아래 놓이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이 실제 그런 발언을 했다면 이 또한 심각한 문제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오늘 오후 "한국 국민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시 주석이 실제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외교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사실확인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후 중국의 입장에 따라 대응 수위를 마련하기로 했다는데요. 시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전혀 달리 트럼프 앞에서 은연중에 중국 중심의 패권주의 역사 인식을 드러냈을 수도 있는 겁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2014년 7월 3일) : 이번 기회를 빌어서 저는 다시 한 번 세월호 사고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중국에서 '먼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에도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이고 서로에게 좋은 동반자와 좋은 친구입니다.]

최근 미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정말 불안불안합니다. 앞서 미 고위당국자들은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예정된 항로를 변경해, 한반도로 향할 거라고 발언해왔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물론 여기에 거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 11일) : 미국은 매우 강력한 함대를 (한반도에)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공모함보다 훨씬 더 강력한 잠수함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사실상 거짓말이었습니다.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에 맞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당장에라도 한반도로 달려오는 것처럼 돼 있던 칼빈슨호는 그간 전혀 항로를 전혀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예정대로 한반도 저 반대편에 있는 남반구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하고 이제서야 한반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칼빈슨호 항로 변경 소식에 앞서 한반도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는데, 결국은 쇼였던 겁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더라" 트럼프 발언 논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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