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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평우 "문화재 보수 비리, 관행처럼 여겨"

입력 2014-03-27 12:37 수정 2014-03-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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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JTBC 정관용 라이브 (11:40-12:55)
■진행 : 정관용 교수
■출연진 : 황평우 소장

◇정관용-숭례문 복원공사를 지휘했던 신응수 대목장이 국민들이 기증한 목재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공업체 대표와 문화재청 공무원에게 돈이 전해진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또 있을 수 있을까요? 전문가 한 분 모셨습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어서 오십시오.


◆황평우-안녕하세요.

◇정관용-신응수 대목장. 우리나라 한옥 분야 최고 권위자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신 분이죠? 어떤 분입니까, 우선 좀 소개해 주세요.

◆황평우-10대 때 서울 올라와서 한옥 공사 시작했고요. 그 다음에 10대 후반인가에 숭례문 그때 당시 60년대 초반에 숭례문 공사를 시작을 하면서 이광규 선생님으로부터 사사를 하였고요. 우리나라 주요 웬만한 국보 보물 건축물들은 다 이분을 통해서 공사를 했다고 봐야 되는데 제가 왜 지금 구체적인 이름을 안대냐면 웬만한 이름을 대면 그분들이 실례가 될까 봐서. 우리나라 재벌이나 법무법인에서 굉장히 유명하신 분들의 저택 같은 경우도 한옥으로 지을 때 다 이분을 통해서 지었죠.

◇정관용-아무튼 국내의 한옥 관련됐다 그러면 최고 권위자. 대목장이라고 하는 제도는 뭐예요?

◆황평우-목수 중에서 대목수라고 한다는 건 우리나라 목수가 수십 명이 계시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간문화재급이 되는 분이 세 분이 계십니다. 그분들을 대목장해서 인간문화재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있는데 두 분이 더 계시는데 주로 신응수 선생이 이렇게 궁궐이나 이런 집들을 많이 짓게 된 건 나머지 두 분은, 한 분은 백제 전문이고 한 분은 또 주종이 고려 건물이라고 하시고 신응수 선생은 조선 시대 건물 하다 보니까 모든 건물들이 웬만하면 이분한테 집중적으로 몰리게 됐죠.

◇정관용-이번 경찰 수사 결과를 보니까 문화재 수리보수기술자 자격증을 돈 받고 빌렸다고 나오던데 이분은 이 자격증이 없었던 겁니까?

◆황평우-이게 좀 경찰 수사가 애매한 부분인데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야 되는 문제인데요. 문화재 수리기능인이 있고 문화재 보수기술자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1급이 있고 2급이 있는 건데요. 일반적으로 보면 현장에서 기능인으로 있는 분들은 전부 문화재 보수기능인 그리고 전체 감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보수기술자인데. 우리가 병원으로 보면 종합병원 같으면 의사가 몇 명 있어야겠죠. 문화재 보수공사도 종합면허면 문화재 보수기술자 4명이 있어야 되고요. 또 단종면허가 있습니다. 비교가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 한 명이 있으면 단종면허입니다. 종합면허에서 아래도급을 줄 때 단종면허가 있어야만 주게 되는 제도가 있으니까 신응수 대목장한테 직접 공사를 주려니까 자격이 안 되는 거죠. 기능인 자격만 있으니까 보수기술자, 단종면허를 만들어라. 그러면 단종면허가 있기 위해서는 보수기술자 한 명을 2500만 원 주고 대여를 해 와야 되죠.

◇정관용-그러니까 신응수 대목장이 직접 고용하고 있는 보수기술자는 없었다?

◆황평우-그렇죠. 보수기술자는 없는데 입찰을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한 거죠.

◇정관용-그런데 그런 식으로 자격증을 막 서로 빌려주고 그래도 되는 거예요?

◆황평우-우리나라 문화재 공사의 99%가 자격증을 빌려줘서 문제가 되는 거죠.

◇정관용-99%가요? 이거 사실 위법이잖아요.

◆황평우-굉장히 큰 문제죠. 지금까지 그게 발각이 안 됐을 뿐이고 이미 저는 20년 전부터 이런 문제를 계속 제기했는데 이번에 터진 거고요. 쉽게 말해서 이런 겁니다. 우리나라 문화재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문화재를 고칠 수 있는 회사는 면허증을 네 명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이 네 사람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당 2500에서 3000만 원을 주고 빌려오는 거죠. 그러면 이제 회사가 생기지 않습니까? 회사가 만들어지면 이 회사 소유자들은 공사현장에 가서 입찰하고 그 다음에 합치면 네 명이면 한 1억 3000~4000되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기능인 6명을 보유해야 되거든요. 기능인들은 100만 원, 200만 원씩 주고 빌려오면 한 1억 5000만 원 되는 돈을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불량자재, 공사 빨리해야 되고 이렇게 되는 거죠. 이게 이제 구조적인 모순이 있는 거죠.

◇정관용-99%가 이렇게 불법으로 자격증을 빌려다가 한다? 그런데 그걸 지금까지 한 번도 단속을 안 했다.

◆황평우-다 알고 있는 비밀인데 왜 단속하느냐고 제가 지적을 하니까 다 하는 거다.

◇정관용-다 하고 있는 비밀이라는 얘기는 문화재 수리보수업계 전체가 일종의 마피아 식으로 불법에 얽혀 있다는 것 아닙니까?

◆황평우-그렇죠. 지금 이번에 숭례문 복구 점검단장도 아까 보도에서 나왔지만 일부 떡값으로 해서 뇌물을 받았다고. 저는 그 금액을 인정할 수가 없어요. 1200만 원 받았다? 더 받았죠. 그다음에 전 국민문화재 연구소장도 소환이 된 걸로 알고 있거든요.

◇정관용-그런데 이런 게 다 관행이다?

◆황평우-관행처럼 돼서 그 제자들을 다시 업체나 공무원으로 배치를 하죠. 그러면서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돼서 마피아처럼 되는 건데 저는 공무원들 6명 중에서 2명만 기소되고 4명은 안 되겠다고 하는데 300만 원 이상을 수수하면 처벌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도 200만 원으로 합의를 해 버린 거예요. 처벌 안 받기 위해서. 처벌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처벌받으면 그동안 쌓여 있던 공무원 연금들을 하나도 못 받게 되죠, 파면이 되면. 그러니까 그 선에서 합의를 해서 저는 이번 수사가 굉장히 축소됐다. 신응수 씨도 잘못됐지만 신응수 한 사람으로 몰아서 더 큰 비리. 예를 들어서 문화재 전문가들 그다음에 공무원들 비리는 다 덮었다. 이건 저는 개인적으로 알고 있지만 청와대에서 깊이 개입됐다는 지금 소문들이 계속 돌고 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오히려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되겠죠.

◇정관용-청와대가 수소를 축소하도록 개입했다는 소문이 있다고요?

◆황평우-네. 청와대의 모 수석께서 축소, 공무원들 다치지 않게 하라, 전문가들 다치지 않게 하라고 했다고 하는 소문들이 이쪽 문화재계에 파다하게 퍼져 있습니다.

◇정관용-확인되지 않은 소문인 거죠?

◆황평우-그렇습니다. 아직은 확인은 안 됐습니다.

◇정관용-국민이 기증까지 한 나무를 빼돌렸다는 것. 이것도 그러면 관행입니까?

◆황평우-두 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요. 신응수 씨한테 제가 직접, 신응수 선생이라고 얘기를 하겠지만 직접 제가 물어봤어요. 왜 나무가 돌려졌느냐 물어봤더니 마르지 않아서, 건조 상태가 안 좋아서 있는 걸 썼다.

◇정관용-기증받은 건 덜 말랐기 때문에.

◆황평우-그 다음에 나무 상태가 안 좋았다. 그러면 금강송은 정부에서 배달해 준 금강송은 삼척에 있는 준경묘에서 그렇게 어렵게 자랐던 나무는 왜 안 썼냐. 이것도 역시 건조 상태가 안 좋았다고 그러는데 여기서 보면 그걸 가지고 횡령이라고 얘기하는데 신응수 선생 쪽에서는 건조하지 않은 나무를, 있는 좋은 나무를 썼다고 하는데 이거 나중에 법원에서도 굉장히 논쟁이 되겠죠. 그렇지만 여기서 전문가들이나 공적인 기관에 보고를 했었어야죠.

◇정관용-당연히 그렇죠.

◆황평우-보고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횡령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정관용-그리고 그 나무들을, 덜 말랐기 때문에 안 썼다는 나무들을 사실 본인이 따로 돈 받고 수주한 다른 공사에 썼다는 것 아닙니까?

◆황평우-썼을 가능성이 많죠. 아까 그래서 말씀드렸지만 금강송이라고 금강형 소나무죠. 금강송은 원래 학명에 없는 거니까.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최고의 갑부들 중에, 재벌들 중에서 돈 있는 분들이 한옥을 짓고 싶어 해요. 그러면 정말 민간인들한테 금강형 소나무를 기둥으로 하나 달라고 그러면 있으면 쓸 수 있잖아요. 이거는 돈의 가치가 1억, 2억이 아니라 부르는 게 값이 되겠죠. 그래서 이런 식으로 많이 전용이 되는 가능성은 있을 수 있죠.

◇정관용-문화재 수리·보수 분야의 총체적 부실을 그 일단을 약간 말씀해 주신 건데 자격증부터 불법으로 99%나 빌려주고 빌려 받는다. 그리고 거기에 추가로 돈이 들어가니까 각종 부실공사 같은 것들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 나무 빼돌린 것도 어떻게 보면 그 돈 빼내려고 한 거 아닐까요?

◆황평우-제가 볼 때 그럴 수 있습니다. 이미 모자라는 부분을 숭례문 보수 공사 때는 보니까 임금도 굉장히 모자랐다고 하고요. 이런 부분들을 다른 방안으로 해서 모든 문화재 보수공사에 이런 방식으로 부재를 빼돌리거나 아니면 공기를 단축하거나 대충대충 시공을 해서 이런 문화재 현장이 되니까 예전에 우리 조선 시대 같으면 100년, 200년 가는 건물이 지금은 손만 댔다 하면 10년, 15년 심지어 5년 만에 다시 재·보수공사를 해야 되죠. 이것들은 무엇이냐 하면 저는 이런 거죠. 이런 상태가 돈을 계속 벌 수 있는 구조를 문화재 보수현장에 있는 마피아들이 계속 만들어간다는 거죠.

◇정관용-일부러 그렇게 해서 15년 후에 또 손대게 만든다는 거죠? 그래요? 심각하군요.

◆황평우-지금 문화재 쪽에서는 이번에 또 4월에 감사원에서 감사를 해서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항목이 경찰수사에는 빠져 있는데 자본 쪽 보조 사업이라고 있습니다. 자본 쪽 보조 사업은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분이 주변공사를 하기 위해서 20%의 예산만 가지고 있으면 정부가 80%를 보조를 해 줍니다. 그런데 20%가 실제로 없어요. 그러면 이 80%를 가지고 100이라는 공사를 하면서 또 한 15%는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한테 15%를 또 떼줍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본 쪽 보조라는 게 20% 자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지고 이런 상태가 되니까 10억짜리 공사가 실제로 20% 빠지고 15% 빠지고 또 이것저것 빠지면 60% 가지고 공사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국민예산은 따로 다 새고 문화재는 문화재대로 불량이 되고.

◇정관용-그리고 나서 몇 년 지나면 또 손대야 되고 또 돈 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수리업체는 또 돈 벌고요.

◆황평우-계속 돈을 벌고요.

◇정관용-복마전이로군요. 그나저나 복마전 지금 고발해 주신 내용은 앞으로 좀 철저히 우리가 추적해 나가야 할 것 같고요. 그나저나 숭례문 말이죠. 이게 과거에 전통기술을 제대로 재현해 낼 기술인이 우리한테 없다는 겁니까?

◆황평우-사실 없었죠.

◇정관용-그래서 단청도 했더니 벗겨지고 기와도 부실하고 위험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서까래 기둥도 쭉쭉 갈라지는 모습이 나오고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볼게요. 이게 전통기술을 제대로 복원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연습을 해 봐야 되는데 그게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현대기술을 좀 넣어서 하는 게 맞는 것 아니에요?

◆황평우-그거는 그때 당시에 저도 숭례문 복원 시작이 될 때 전통기술로 하겠다고 할 때 의아해 했습니다. 그러면 전통기술로 하겠다고 한 문화재청이 잘못이죠. 이미 그렇다면 국민들한테 충분히 현대와 전통기술을 조화로이 하겠다고 발표를 했어야 되는데 스스로 발목을 잡은 거죠. 그런데 또 문제는 뭐냐 하면...

◇정관용-앞으로라도 전통과 현대기술을 접목하는 게 맞습니까, 맞지 않습니까?

◆황평우-저는 바르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 우리가 전통기술을 찾아내지 못한 게 많이 있거든요. 앞으로 좀 더 우리가 노력을 해서 연구해서 전통기술도 확보하고.

◇정관용-물론이죠. 그걸 장기과제로 우리가 해서 꾸준히 진척을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황평우-그런데 저는 그게 너무 암울하다는 거죠. 왜냐하면 숭례문 복구 점검단장도 이번에 수수 술회를 했죠. 그리고 또 지금 오늘도 회의를 주재하고 있고요. 숭례문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는 분도 술회했고. 그 내용을 다 지도하신 전 국민문화재연구소장도 술회를 했고. 이런 복마전 상태에서 숭례문을 다시 점검을 한다? 저는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오히려 숭례문 점검은 이제는 열려있다. 왜 이런 문제가 나오느냐 하면 어려워요. 문화재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원전도 어렵죠. 그래서 마피아가 생기는 거거든요. 모든 내용을 공개하자 이거죠.

◇정관용-맞습니다. 숭례문 다시 허물고 다시 지어야 됩니까? 어떻게 해야 됩니까?

◆황평우-저는 국보1호를 해제하고 정말 자존심 갖고 만약에 한다면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겠습니다마는 제 사견입니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데 저는 다시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관용-일단은 몇 년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없습니까?

◆황평우-물론 지켜보고 점검 철저히 해야죠. 단청도 다 벗겨 내야 되고.

◇정관용-그러나 투명하게.

◆황평우-모든 걸 열린 상태에서 점검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관용-아까 지적하셨는데요. 원자력 발전 어렵다, 그러다 보니 원전 마피아. 문화재 어렵다. 그러다 보니 문화재 마피아. 이번에 발본색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황 소장 고맙습니다.

◆황평우-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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