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에 침입해 공무원 시험 성적을 조작한 피의자가 훔친 신분증을 통해 수 차례 청사 내부를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 시험 담당자 사무실 위치는 청사 홈페이지를 통해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그러나 복잡한 청사 내부 위치를 파악하는데는 내부에 조력자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서울청사에 침입, 공무원 시험성적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6일 정부서울청사 침입경로에 대해 "피의자 송모(26)씨가 청사 체력단련장에서 공무원 출입증을 절취해 가능했다"고 밝혔다.
송씨는 훔친 신분증 3개를 이용해 출입이 통제되는 청사 내부를 6차례나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 시험을 담당하는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 위치는 "청사 홈페이지를 통화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송씨가 인사혁신처 내 담당자 컴퓨터의 위치를 어떻게 파악했는지와 최초 체력단력실까지 들어가기 위해 1층 보안시설을 어떻게 통과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청사 내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분석해 송씨의 이동경로를 분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송씨와 접촉한 내부 관계자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송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제주 모 대학교에 재학생인 송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6층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침입해 2016년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공무원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현주건조물 침입 등)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인사혁신처에서 지난달 30일 내부에 침입한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이틀만에 제주도 모 대학 기숙사에 머물고 있던 송씨를 체포했다.
송씨는 지난달 5일 공무원 시험을 치른 뒤 24일과 26일 두 차례 청사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하고,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씨는 필기시험을 보기 이전에도 문제지를 훔치기 위해 4차례나 청사에 침입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하지만 시험지를 확보하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담당자 컴퓨터에는 리눅스 운영체제(OS)가 담긴 휴대용 USB 메모리를 통해 접속했다. 송씨는 그 이후 시험 성적을 조작하고,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송씨는 경찰에서 "인터넷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확보해서 비밀번호를 해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장에서 압수한 송씨의 노트북에서 리눅스 등 다양한 관련 프로그램이 저장돼 있었다.
경찰은 "졸업예정자인 송씨가 이번에는 꼭 시험에 붙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며 "그동안 많이 지쳤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돼 청사 내부에 조력자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한편 청사 출입증 분실자 3명과 야간 근무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