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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필리버스터' 대치…국민의힘 '선공'에 민주 '맞불'

입력 2020-12-11 19:09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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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여야의 필리버스터 대치가 길어질 전망입니다. 어제(10일) 시작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지금까지 진행 중인데요. 국민의힘에선 초선의원 58명이 모두 참여하겠단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도 종결 신청을 하지 않고 '같이 참여하겠다' 맞불을 놓으면서 필리버스터 정국이 연말 내내 이어질 전망입니다.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박병석/국회의장 (어제 본회의) :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 대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국민의힘 :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공수처 출범에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번 국회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개혁을 이뤄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주시길 호소드립니다.]

180석의 거대 여당에겐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최근 두 전직 대통령을 언급했는데요. 먼저 YS. "하나회 해체와 금융실명제 실시 등 불꽃 같은 개혁을 단행했다"며 '대도무문(大道無門)',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했습니다. 공수처법 처리 직전엔 DJ를 소환했죠.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9일) : 개혁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저항도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처럼 역사는 발전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로 24년간에 걸친 오랜 숙원을 풀어낼 수 있게 된 이 대표는 "이번 국회가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많은 개혁을 이루어냈다"고 자평했습니다. 올해 남은 시간은 단 3주, 민주당은 공수처 가속 페달을 더 세게 밟고 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야당의 자업자득입니다. 비토권은 부적격 후보의 선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 묻지마 반대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국회의장님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조속히 소집해 주시기를 요청드리겠습니다.]

빠르면 다음주 초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소집돼 재가동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최종 후보 2인에 대한 의결만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천위는 사실상 다음이 마지막 회의가 될 전망입니다. 속전속결로 청와대에 넘기고, 문 대통령이 1명을 꼽아 다시 국회로 넘기면, 무조건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죠.

[강민석/청와대 대변인 (어제) : 문 대통령은 '나머지 절차를 신속하고 차질 없이 진행하여, 2021년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며 '민주주의 파괴' '독재', '히틀러' 같은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는습니다. 공수처법 저지는 무위로 끝났지만, 이어 상정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현재 24시간 넘게 이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초선의원 58명은 "법치주의가 무너졌다", "내 편 아닌 사람만 괴롭히겠다는 공수처 악법"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전원 필리버스터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박형수/국민의힘 의원 : 집권 여당과 문재인 독재 권력은 오직 180석의 힘을 믿고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모든 법안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권위주의 독재 시절보다 못한 이 상황을 저희는 참을 수 없습니다.]

[조명희/국민의힘 의원 : 지금 저희는 힘이 없습니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인 필리버스터를 통해 이토록 처절하게 국민들께 부르짖고 있습니다.]

잠시 이 시각 국회 상황 보겠습니다. 라이브 화면인데요. 지금 일곱 번째 주자인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이데요. 안건인 국정원법 개정안의 핵심내용은 국내 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3년 뒤에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자는 겁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금까지 쌓아온 국정원의 정보 자산을 활용할 수가 없게 되고, 경찰의 역량이 아직은 충분하지 않아서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필리버스터엔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참여를 했습니다. 원래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종결 신청을 한 뒤, 표결로 끝내버리겠단 입장이었는데 생각을 바꾼 겁니다. 여당의 '입법 독주'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토론까지 막아서 부정적 여론을 키울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고 야당만 계속 주장을 펼치게 둘 순 없으니, 민주당 의원도 맞불을 놓기로 한 거죠. 종결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이론적으로는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내년 1월 8일까지 무제한 토론이 가능합니다.

이 '말'이란 건 길어지면 십중팔구 옆길로 새게 되죠. 그러다 보니 올라온 안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갑자기 이 이야기는 왜하나 싶은 뜬금 발언도 종종 나옵니다. 어젯밤 상황 짧게 볼까요.

[이철규/국민의힘 의원 (어제) : 저도 지역에 가면은, 40대 50대 우리 주부들께서 그나마 우리 대통령님을 지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면은 대통령께서 잘생겼다는 겁니다. 아니, 그 저기 남의 말을 전하는 겁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의원 : 진보매체라고 있는 한겨레, 경향부터 법조기자단 철수시키세요. 그게 국민 검찰개혁에 한겨레, 경향이 함께하는 겁니다. 그리고 공영매체인 KBS, MBC 거기서 먼저 앞장서서 법조기자단 빼세요. 검찰개혁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세요 그걸로.]

두 발언 모두 국정원법 개정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발언 자체가 적절한지도 의문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의제와 관련 있는 토론을 하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오늘 오후에 올라온 한 기사 제목입니다. '민주당 '입법 잔치' 끝난 후 중대재해 유족들은 곡기를 끊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 작업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고 김용균 씨의 모친 김미숙 씨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는데요. 이 법은 산업재해 사망사고 발생 시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기업 경영책임자를 처벌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인데요.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이며 수많은 법안을 처리하는 동안, 중대재해법은 법사위에서 단 15분 논의됐을 뿐입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어제가) 용균이 얼굴을 못 본 지 2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매일같이 용균이처럼 끼어서 죽고, 태규처럼 떨어져 죽고, 불에 타서 수십 명이 죽고, 질식해서 죽고… 제발 그만 좀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은미/정의당 원내대표 : 174석의 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왜 국민들 생명 지키고, 안전 지키는 일에는 사활을 안 거는 건지 엄중히 따져 묻고 싶습니다.]

고 김용균 씨 사망 2주기인 어제, 이낙연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비극이 되풀이되는 사회는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최대한 이른 시기에 법을 제정하겠다"라고 했는데요. 정작 민주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내부 반대 의견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반대 측은 중대재해법이 경영책임자에게 부과한 안전관리 의무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 범죄 구성요건을 명확치 않고, 따라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오는 17일 의원총회에서 당내 이견을 조율한다는 방침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새해에도 필리버스터? 국민의힘, 초선 전원 참여…민주당, 맞불 작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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