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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일기장' 원본 공개…맨 앞장, 뜨거운 두 문장

입력 2021-04-29 20:40 수정 2021-04-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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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당한 노동 현실을 바꾸려 했던 노동 운동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평화시장의 재단사 전태일입니다. 그의 일기장 원본이 50년이 지나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맨 앞장에 적힌 두 문장엔 그의 뜨거움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내일을 위해 산다. 절망은 없다.'

스물두 살 청년 전태일은 일기장 맨 앞 장에 낙서처럼 이렇게 적었습니다.

대학 공책 일곱 권, 청년 전태일이 직접 손으로 쓴 일기장 원본이 50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전태일은 평화시장의 재단사이자 노동운동가였습니다.

'하루에 11시간만 일하게 해 달라. 일요일은 정기적으로 쉬게 해 달라' 어린 여공들이 휴일도 없이 하루 16시간을 일하던 60년대 전태일이 일기장에 적은 건의사항입니다.

'지금 내 현실에 사랑이 다 무엇이냐'라며, 지금의 청년들과 비슷한 고민도 담았습니다.

죽음을 앞두고는 당시 동지들과 미래의 노동자들에게 말하는 듯 '전후는 염려 없다, 친구여, 만족한다'고 유서 같은 글을 적었습니다.

전태일이 1970년 11월 평화시장 앞에서 근로 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숨질 때까지 남긴 일기는 약 170쪽 분량입니다.

일기가 쓰인 지 50년이 넘었지만 전태일의 꿈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한성규/민주노총 부위원장 : 우리 주변에는 노동 기본권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이 60%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일기 원본을 보관해오던 유족은 최근 전태일 일기장 관리위원회에 관리를 위임했습니다.

관리위는 일기장을 보존 처리한 뒤 전시할 장소를 찾아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입니다.

[전태일다리에 서서 :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컨베이어 벨트에 끌려 나는 매일 죽어간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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