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세 회피처를 통한 해외 탈세 혐의자들에 대한 국세청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입수된 명단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자녀는 물론, 30대 대기업 오너도 포함돼 있습니다.
백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중견 화학업체 대표 김모 씨는 폐타이어를 마치 비싼 원자재인 것 처럼 높은 가격에 수입했습니다.
페타이어를 판 회사는 그러나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서 김씨가 직접 세운 이른바 페이퍼컴퍼니였습니다.
결국 페이퍼컴퍼니엔 수백억원이 넘는 차익이 생겼고 이돈은 세금한푼 안내고 고스란히 김씨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이같이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탈세를 한 한국인 명단을 국세청이 확보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A4용지로 1억장이 넘는 분량의 조세회피처 설립자 자료를 구했고 이중 한국인 405명을 추적중입니다.
이 가운데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셋째아들 선용씨, 30대 대기업 오너도 들어 있습니다.
[김연근/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 : 대량의 정보를 일괄적으로 수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독자적인 정보활동으로 수집했다고 말씀드립니다.]
국세청은 이중 탈루혐의가 의심되는 스물아홉 명을 조사해 714억원의 세금을 추징했고 추가로 열 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조세회피처 조사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한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 : 조세회피처에 수 조원의 계좌가 확인되는 상황에서 국세청의 조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세청도 확인된 한국인 이외에 탈세를 한 혐의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검증을 계속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