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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제천 참사 '총체적 인재'…문 대통령 현장방문

입력 2017-12-22 17:48 수정 2017-12-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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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불이나 29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습니다. 경찰과 국과수,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 감식을 오늘(22일) 벌였고, 문재인 대통령도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청와대 발제에서는 사고 관련 속보와 함께 왜 인명 피해가 컸는지, 정부 대응은 어땠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발생 / 어제

사망 29명, 부상 31명 / 오늘 오후 기준

1층 주차장서 발화 추정 / 어제 오후 3시 53분경

발화 후 5분 만에 화염에 휩싸인 건물

사다리차로 1명 구조 / 5시 20분

에어매트로 뛰어내리기도

2층 여자 사우나에서 희생자 다수 발견

[제천 화재 유가족 : 그 유리만 부숴도, 유족 분들이 다 말씀하시는데, 유리만 깼어도 반 이상은 소중한 생명을 구했을 겁니다.]

[제천 화재 유가족 : 유리창만 깼어도 사람들 그냥 뛰어내려서 다 산다고…]

경찰-소방당국 합동감식 착수 / 오늘 오전 9시 30분

+++

2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단일건물 화재로는 역대 3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로 기록됐습니다. 사망자들은 주로 밀폐된 공간에서 화재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2층 목욕탕에서 발견됐습니다. 대부분 무방비 상태에서 밀려든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상민/제천소방서장 : 2층에 있는 주 출입구 쪽에, 1층에서 차량이 연소하면서 나오는 그 연기들이 올라가니까는 여기에 사우나 하시는 분들이 미처 그 통로를 통해서 나오지 못한 걸로 판단이 됩니다.]

목격자들은 건물 1층 주차장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었고 펑펑 터지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삽시간에 화염에 휩싸였다고 증언했습니다.

[김미옥/제천 화재 목격자 (JTBC '뉴스룸' / 어제) : 당시 상황이 불이 막 많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 가지고, 펑펑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되게 거셌습니다. 근데 옥상에 세 분이서, 남자 세 분이서 계신 걸 봤는데요. 구해달라고 하시는 걸 제가 목격했습니다.]

경찰과 합동감식반은 최초 발화지점과 화재 원인 찾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1층 주차장에서 천장 배관 열선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주변 건물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참사 역시 총체적 인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초 신고 7분 만에 소방차가 도착했음에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겁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진입에 필요한 도로폭 7~8m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1층의 LP가스 탱크 폭발 우려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먼저 출동한 굴절차의 벨브가 작동하지 않아 사다리가 완전히 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뒤늦게 50m 높이의 고가차가 출동하는 동안 민간 업체의 사다리차가 시민 3명을 구조하기도 했습니다. 소방장비 부족 및 노후화 문제가 매년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셈입니다.

[제천 화재 유가족 : 이게 말이나 되는 얘깁니까, 장관님? 소방하는 가장 중요한 사다리차가 유압기가 작동이 안 돼서 사다리를 못 폈다, 그게 지금 소방청에서 얘기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폈다. 그럼 사전에 그런 점검도 안 했다는 얘긴가요?]

또 유가족들은 여자 목욕탕이 있는 2층의 통유리만 깼어도 사망자가 줄어들었을 거라며,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을 질타했습니다. 진입 방법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사망자들이 연기에 질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제천 화재 유가족 : 4시 7분에 '2층에 있다' 그러니까 119에 전화해서 '2층에 유리창 깨줘라' 이렇게, 7분에 전화를 했습니다. 예 알았습니다, 라고 했는데 7분에 과연 유리창 깨줬으면 7분이 아니라 17분, 27분에라도 깨줬으면, 여기 장모님이 1시간 30분 있다가 통화를 했어요. 그때까지 다 살아계셨다는 얘기에요.]
 
화염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외장재 '드라이비트'도 대참사의 원인입니다. 드라이비트는 2015년 화재로 1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의정부시 도시생활주택에 사용된 건물 마감재입니다. 스티로폼 위에 시멘트를 덮고, 페인트를 바르는 데 값이 싼 대신 화재에 취약하고 유독가스도 뿜어냅니다. 2015년 말부터는 6층 이상 건물 외벽에 불연재, 즉 불에 타지 않는 재료를 쓰도록 소방법이 개정됐지만 해당 건물은 2011년에 지어져 법 적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또 올 10월 리모델링을 하면서 새로 칠한 페인트와 내부 장식재로 불이 붙어 순식간에 번졌을 가능성도 큽니다. 건물 내부가 미로처럼 복잡했고 일부 출입문은 잠겨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필로티 1층에서 불이 붙어 위로 번지는 바람에 탈출도 어려웠던 데다 건물 내부의 스프링클러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수많은 '인재'의 원인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청와대도 긴급하게 움직였습니다. 어제 김부겸 장관을 급파한 데 이어 오늘 아침 긴급 대책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오후 2시쯤 제천 사고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추가 인명피해 최소화 등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 현장 소방대원들에게 고가차가 들어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 물은 뒤 나중에라도 고쳐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규명해야 국민도 납득할 수 있고 사후 대책 마련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초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제천을 방문하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참사의 원인이 인재라는 분석에 따라 문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 방문하기로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대형 재난, 사고에서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또 발생한 최악의 '인재'…문 대통령 현장방문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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