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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더미 속에 흉기가…" 환경미화원의 '위험한 연말'

입력 2018-12-27 08:25 수정 2018-12-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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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용균씨 사고를 계기로 지금 논란이 거센 위험의 외주화, 환경미화원들에게도 해당되는 일입니다. 쓰레기가 더 쌓이는 연말, 이 분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밀착카메라로 담아봤습니다.

윤재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성탄절 새벽, 거리마다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갑니다.

새벽 2시가 넘어서자 쓰레기차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환경미화원 : (휴일엔) 쓰레기 많습니다. 1.5배 2배 정도요.]

흩어진 쓰레기는 직접 손으로 쓸어담습니다.

[환경미화원 : 너무 더럽잖아. 아휴 무절제해.]

이튿날, 주택가의 재활용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과 동행해 봤습니다.

오후 9시, 가파른 골목을 오르내리는 발길이 바쁩니다.

각 집에서 내놓은 쓰레기들을 한 곳에 모으는 것입니다.

한 개 동의 재활용쓰레기를 치우는 미화원은 3명입니다.

[이동진/환경미화원 : (이렇게 터진 경우 많아요?) 대다수 이래요. 가구 수로 따지면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이 동, 한 동을 다하니까요.]

환경미화원들이 차에 싣기 쉽도록 한곳에 모아둔 쓰레기들인데요.

보통 이렇게 생활폐기물 또 재활용 쓰레기 마지막으로 음식물 쓰레기로 나누어서 수거하게 됩니다.

생활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는 무게가 상당합니다.

[김도영/환경미화원 : 이건 도저히 혼자서 들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한번 들어볼까 진짜 무겁네.) 이거를 한 50L까지만 저기 하면(줄이면)…]

현장 분리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인 쓰레기 상차 작업이 시작됩니다.

미화원들은 쓰레기차 뒤에 달린 발판 위에 서서 갑니다.

불법이지만 업무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이병천/환경미화원 : 차가 빨리 달릴 때가 제일 위험하죠. 이거 잘못하면 놓치면, 손에 물기가 있으면 상당히 미끄럽거든요.]

쓰레기는 금세 주택 3층 높이까지 쌓이고 미화원은 쓰레기를 발로 밟아 누릅니다.

수거한 쓰레기들 가운데서는 이렇게 깨진 유리도 눈에 자주 띕니다.

쓰레기를 모으거나 밟는 과정에서 손발을 다치는 원인이 됩니다.

[이동진/환경미화원 : 형광등 같은 게 깨진 게 있잖아요. 식칼 같은 것도 찔린 적도 몇 번 있고.]

쓰레기를 임시로 모아두는 적환장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동진/환경미화원 : 위에서 쓰레기가 떨어져서 머리 위로 맞을 때가 있어요. (안전모를 쓰게 되면) 던지면서 위를 쳐다봐야 하는데, 시야가 가려져요.]

생활폐기물 적환장에서는 엄청난 분진이 발생합니다.

미화원들은 하루에 주택가와 적환장을 적게는 6번, 많게는 10번씩 왕복합니다.

하루 종일 휴식 시간은 거리에 앉은 20분이 전부입니다.

회사가 마련한 휴게공간이 있지만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환경미화원 : 너무 멀어가지고. 여기 건너가야 있거든요.]

지난 3년간 산업재해를 당한 환경미화원은 모두 1822명, 사망자도 18명에 달합니다.

특히 전체 환경미화원의 절반이 넘는 위탁업체 소속 미화원들의 재해 발생률이 더 높습니다.

서울 25개 구 대부분이 도로의 쓰레기를 쓸어담는 미화원은 직접 고용하지만, 쓰레기를 수거하는 미화원은 위탁업체를 통해 고용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3년간 사망자 18명 중 16명이 위탁업체 소속의 미화원이었습니다.

[이동진/환경미화원 : 수거업 자체가 좀 힘들어요. 그러니까 이제 힘든 것만 넘겨줬다고 저희는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돼요.]

서울시는 비용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서울시 도시청결팀 : 직영으로 하게 되면 사람 대비 효율이 떨어지니까.]

정부는 밤 대신 낮 근무시간 비중을 절반으로 늘리는 등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병천/환경미화원 : 업무 효율 가지고 따지면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환경미화원들의 근로환경 문제가 지적된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닙니다.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부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인턴기자 : 우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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