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철수 의원이 이희호 여사와의 비공개 면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오늘(27일) 직접 사과했습니다. 면담 당시 수행비서가 이 여사 측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녹음했고, 그 내용을 언론에 제공했다고 인정한 겁니다. 그러나 이처럼 녹음 행위에 대해선 사과했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문제인 면담 내용, 그리고 이 여사의 발언을 확대해석했다는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즉, 대화를 녹음했다는 것 자체로만 문제를 국한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양원보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의당이 지난 4일 동교동 신년하례 자리에서 안철수 의원과 이희호 여사 간 비공개 대화 내용이 녹취록으로 공개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논란이 처음 불거진 어제까지만 해도 녹취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내부 확인 과정에서 당시 안 의원을 수행한 비서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겁니다.
[최원식 대변인/국민의당 : (안철수 의원을) 수행했던 실무진이 녹음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관련자는 오늘 내로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습니다.]
안 의원은 이에 앞서 이른 아침 낙상 사고로 입원 중인 이희호 여사를 찾아 고개를 숙였습니다.
공개사과도 했습니다.
[안철수 의원/국민의당 : (녹취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큰 결례를 했습니다. 진심으로 송구스럽습니다.]
하지만 안 의원의 사과는 '녹취 행위' 자체에 국한되는 듯했습니다.
실제보다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대화 내용, 즉 "정권교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는 이 여사의 이른바 '특별한 격려'에 대해선 여전히 사실관계를 유지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안철수 의원/국민의당 : (지난 4일) 제가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공개된 녹취록에선 이 여사 발언 가운데 그렇게 특이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는 점에서, 안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