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급식비 부담에 '도시락' 재등장…'가난' 낙인 우려

입력 2015-04-03 08:3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도시락은 많은 추억을 담고 있는데요. 도시락이 다시 학교 교실에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도시락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경남도에서 보편적 무상 급식을 중단하면서 일부 학생이 급식비 부담 때문에 도시락을 갖고 오는 건데요. 혼자 도시락을 먹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심수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침 7시, 도시락 3개를 한꺼번에 싸는 주부 고 모씨의 손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보편적 급식이 중단되면서 직접 도시락을 싸기로 한겁니다.

이 가정은 초등학생 세 자녀의 급식비로만 연간 약 200만 원을 더 쓰게 됐습니다.

[이춘일/경남 거창 웅양면 : 시골살이라는 것이 특별하게 돈을 더 벌수 있는 그런 부분이 없어요. 쓸수 있는 돈을 200만 원어치 줄이고 아끼는 수밖에 없습니다.]

도시락을 들려 보내는 마음도 편치만은 않습니다.

[최외순/경남 거창 마리면 : '다른 아이들이 도시락을 싸지 않는데 나만 싸가면 창피할 것 같다, 부담이 되겠지만 급식비 내달라'고 이야기하는데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고….]

저소득층 등 급식비를 지원받는 대상자들은 더 좌불안석입니다.

혼자 4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한모 씨.

지난달 초등학생인 막내가 가정통신문을 내밀었습니다.

보편적 급식이 중단됐고 '어려운 여건의 가정에는 급식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한모 씨/경남 창원 봉림동 : 아이들 알게 모르게 다 알아요. 초등학교 같은 경우 어느 순간 선생님이 봉투에 서류 넣어서 '어머니 갖다 드려'라고 주고….]

교사들 역시 또래들 사이에서 저소득층이라는 낙인이 쉽게 찍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신종규 교사/경남 창원 신방초 : (급식비 지원 안내 가정통신문에) 한부모가정·조손가정·다문화가정…. 이런 표현이 있거든요. 계층을 나누는 마음이 싹틀까 (우려됩니다.) ]

관련기사

농어촌은 급식비 더 많이 내야…학부모 "부담느낀다" 박종훈 '솥단지 급식' 학부모 만나 "장기화 되지 않도록 최선" 경남 보편적급식 중단…'솥단지 시위' 등 반발 확산 경남도, 서민자녀 교육 지원한다지만…2주째 '혼선'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