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7차실무회담, 최후의 전화통지문을 오늘(29일) 북한에 보냈습니다. 북쪽의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개성공단 폐쇄는 불가피합니다. 북한의 오랜 전유물이었던 벼랑끝 전술을 우리도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궁욱 기자가 짚어 드립니다.
[기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건 북한의 고전적인 수법이었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4월 9일) : 남조선에 있는 외국인들이 신변안전을 위해 사전에 대피 및 소개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란 것을 알린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장관이 닮은꼴 어법을 구사합니다.
[류길재/통일부 장관 (28일) : (북한이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부득이 '중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대한 결단'은 개성공단의 영구폐쇄로 해석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유화책을 병행하는 것도 북한의 전매특허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우리 통일부가 당근과 채찍을 한꺼번에 내놨습니다.
[류길재/통일부 장관 (28일) : 5개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을 승인하고, 유니세프 영유아 사업에 대한 지원을 집행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입니다.
우리가 사실상 '최후통첩' 카드를 꺼내 든 어제는 일요일이었습니다.
특히 북한이 20년 만의 열병식을 마친 다음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타이밍을 골라 상대를 당황스럽게 하는 것도 북한의 주된 수법 중 하나였습니다.
[조선중앙TV(6월 16일) : 조(선)·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우리의 역공에 북한이 당분간 숨고르기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그래서일까. 북한은 마지막 대화를 해보자는 우리 정부의 전화통지문에 장고에 들어간 듯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