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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대회·교권수호대회 동시에…도로 놓고 나뉜 불교계

입력 2018-08-26 16:57

우정국로서 "적폐 청산" vs 조계사서 "종단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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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국로서 "적폐 청산" vs 조계사서 "종단 안정"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인 종로구 조계사 앞 우정국로를 사이에 두고 불교계가 양분됐다.

설정 총무원장 퇴진 이후 조계종 사태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 전국승려대회가 26일 오후 2시 우정국로에서 열렸다.

앞서 조계종 국회 격인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연합회가 맞불 행사 격으로 기획한 교권수호결의대회는 오후 1시 30분부터 조계사 경내에서 개최됐다.

양측은 모두 조계사에서 행사를 열겠다고 발표했지만, 교권수호결의대회 측이 조계사를 선점하면서 승려대회는 조계사 건너편 우정국로 일부 차선에서 진행됐다.

두 행사는 본래 23일로 예정됐으나,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한다고 예보되면서 이날로 연기됐다.

전국선원수좌회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 불교개혁행동이 주최한 승려대회 참가자들은 정오에 보신각에서 사전 집회를 연 뒤 우정국로로 행진했다.

승려대회 참가자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자정능력을 상실한 종단 상황에 대해 참회한 뒤 자승 전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한 적폐 세력과 종권 카르텔을 척결하지 않으면 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총무원장 간선제 폐지와 직선제 도입, 재정 투명성 확립, 사부대중과 비구니(여자 승려) 종단 참여 확대를 요구했다.

이어 "설정 스님 퇴진을 끌어낸 것은 출가자보다는 깨어 있는 재가자들이었다"며 "중앙종회와 총무원 해산에 이은 비상종단개혁위원회 구성해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회와 성찰,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결의대회는 낮 12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음악회를 마친 뒤 본행사를 진행했다.

종단 최고 어른인 종정(宗正) 진제 스님은 교시에서 "사부대중은 시시비비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성과 용서로써 수행본분으로 돌아가 대화합의 장에서 불교 중흥의 대장정에 동참해야 한다"며 "외부세력과 정치세력이 종교에 절대 관여해서는 안 되며,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과 국민여망에 부응해 선거법에 의해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권수호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이어 종단 운영 투명화, 교구자치제 실현, 승가복지 확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외부세력과 불교파괴세력 같은 해종(害宗) 세력에 책임을 묻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조계사 앞은 오전부터 경찰과 조계종 총무원 스님들이 모여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경내에 진입하지 못한 승려대회 참가자는 적폐청산을 주장하는 글을 담은 종이를 뿌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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