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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윤택 사과 기자회견에 더 논란…'미투' 확산

입력 2018-02-2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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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9일) 저희가 다뤘지만요,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의 성추행 사과 기자회견이 오히려 미투 운동의 기폭제가 되는 양상입니다. 어제 회견에서 이윤택 씨는 "성폭행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그에게 성폭행을 당해 낙태까지 했다"는 한 연극배우의 실명 폭로가 나왔는가 하면, 또 다른 연극계 거물인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의 성추행 의혹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정말 어디서부터 곪아터졌던 것인지 짐작조차 못할 정도인데요. 오늘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이윤택 씨 기자회견할 때 '김지현'이라는 이름의 연극배우가 현장에 있었답니다. 한때 이윤택 씨가 책임지고 있던 '연희단 거리패'에서 활동했던 배우였죠. 김지현 씨는 멀리서 이윤택 씨 기자회견을 보다가 순간 격분해서 밖으로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말이죠.

[이윤택/연출가 (어제) : (행위 자체는 있었는데 성폭행은 아니었다?) 네. (합의했습니까, 강제로 했습니까?)
강제가 아니었습니다.]

이 대목에 '왜 격분했느냐'. 김지현씨가 바로 성폭행 피해 당사자였기 때문입니다. '이윤택 씨가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모습을 보면, 내 아픔이 치유되겠거니' 싶어서 그 현장에 직접 갔는데, 오리발 내미는 모습 보면서 더 큰 충격만 받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역시 시작은 안마였습니다. 또 역시 혼자 있을 때 그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임신을 한 것은 2005년이었습니다. 조용히 낙태를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윤택 씨가 200만원 건네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더랍니다. 얼마간은 건드리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이후 또 다시, 몸에 손을 대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2차 성폭행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거부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러더라는 것입니다.

[이윤택/연출가 (음성대역) : 넌 내 아이를 가졌잖니. 넌 내 사람이다. 괜찮다. 괜찮다…]

이후 "몸이 아프다"는 핑계 대고, 극단 나온 뒤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결국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까지 받았다고 하더군요. 어제 이윤택 씨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던, 극단 '나비꿈' 이승비 대표가요, 오늘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윤택 씨를 '교주'라고까지 칭하더군요. 또 극단 '연희단 거리패' 는 '집단 최면에 걸린 사람들이다'라고 말이죠. 이윤택 씨가 성폭력을 일삼던 그만의 비밀공간, 경남 밀양의 황토방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승비/연극 배우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선배들은 매일매일 여자를 갈아치우면서 '(황토방에) 오늘은 네가 들어가, 오늘은 네가 들어가' 매일매일 여자가 바뀌었죠.]

이것을 보면 이윤택 씨 주변에는 그가 욕망을 채우는 동안, '그를 도운 조력자들이 있었다'는 얘기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어제 < 뉴스룸 > 인터뷰에 응했던 성추행 피해자는 그 조력자로 '연희단 거리패' 김소희 대표를 지목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제보자/JTBC '뉴스룸' (어제) : 제가 있었던 2000년 중반부터 2010년까지 그 시기에는 (김소희 대표는) 대표는 아니었지만 기수가 높은 선배였고 그 안마를 '조력자'처럼 시키고 후배들을 '초이스'하고 그런 역할을 했었고, 저에게 '과일을 들고 선생님 방으로 가서 안마를 하라'고 했을 때 제가 거부를 했어요. 그랬더니 그 과일을 들고 있던 그 쟁반으로 제 가슴팍을 밀면서, 치면서 '어쩌면 이렇게 이기적이냐. 너 하나 희생하면 다 편해지는데 왜 너만 생각하냐. 빨리 들어가라'고 더 종용하고…]

하지만 김소희 대표는 오늘 SNS를 통해서 어제 나간 < 뉴스룸 > 이 인터뷰 내용을 전면으로 부인했습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말이죠. 하지만 극단 대표로서,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한 도의적 책임까지 피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솔직히 연극계에서 이윤택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것일까 싶었는데 한때 '연희단 거리패' 단원이었던, 이제는 충무로 대표배우가 된 곽도원 씨 인터뷰가 나왔습니다. 이 인터뷰를 보니까 그의 가공할 만한 힘, 위상이 짐작이 됐습니다. 보시죠. "제가 선배들 말 안듣는다고 극단에서 쫓겨났었습니다. 이윤택 대표는 대한민국 연극계에서는 가장 높은 분이고, 내가 어느 극단에서 연극을 해도 '저 놈 잘라라'하면 잘리는 정도의 파워를 가진 분이었죠. 그러니 이제 연극을 못하게 된 것입니다." 라고요.

그런 이윤택과 한국 연극연출계의 쌍두마차로 통하는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 역시 성추행 의혹이 오늘 나왔습니다. 한때 극단에서 활동했던 여성 A씨가 최근 SNS에 올린 글인데요, 보시죠. "스물셋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극판을 기웃거리게 된 나는 < 백마강 달밤에 > 라는 연극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극단의 뒤풀이에 참석했다. 그 연출가는 술잔을 들이키는 행위와 내 허벅지와 사타구니 부근을 주무르고 쓰다듬는 행위를 번갈아 했다"라고 말이죠. 바로 이 < 백마강 달밤에 > 라는 연극이 오태석 씨가 연출한 극단 '목화'의 작품입니다.

또 있습니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조교수인 배우 조민기 씨가 성추행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면직 처분을 받게 됐다는 소식도 들어왔죠. 학교 징계위원회가 조씨를 중징계 처분했고, 조만간 이를 토대로 조씨를 면직 처분할 방침이라는 소식입니다. 지난해 11월 성추행 관련 투서가 제출됐다는 것이죠. 그때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자체 조사를 벌였고 여학생들 일부에게서 관련 진술을 받았다는 것 입니다. 조민기 씨는 소속사를 통해서 "사실무근 이다"고 밝혔지만, 그런데도 청주대 측은 "성추행에 따른 중징계가 맞다"고 이렇게 재확인했습니다. 관련된 사실은 들어가서 더 얘기를 해보죠.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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