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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윤창호법' 발의 해놓고 음주운전 한 이용주 의원

입력 2018-11-01 18:54 수정 2018-11-0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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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일) 하루 정치권 최대 논란의 주인공은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의원 본인이 최근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면서 음주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법안을 발의한 당사자였다는 점입니다. 이 의원은 곧바로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사과했지만, 글쎄요. 이것이 그렇게 해서 끝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정치권 뉴스를 자세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어젯밤 오후 10시 35분쯤 경찰에 음주운전 차량 의심신고가 접수가 됐습니다. 앞에 가는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좌우로 흔들흔들 하는 것이 영락없는 음주운전 차량 같았기 때문이죠. "지금 올림픽대로에서 동호대교 지나고 있는데요. 앞에 가는 제네시스가 잠실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음주차량 같아요. 차 번호가 12가 3456입니다." 뭐 이렇게. 신고를 받은 경찰, 출동을 했죠. 제네시스 차량이 경찰 검문에 걸린 것은 1시간 뒤인 어제 오후 11시 30분, 자정 가까이 되서였습니다. 강남구 삼성동 청담도로공원 쪽이었죠.

경찰이 다가갔습니다. 잠시 후 차창이 내려갔죠. "수고하십니다. 선생님 차량에 음주신고가 들어왔는데요. 협조해주시죠.", "아? 저한테요? 아 예", "자, 여기 힘차게 불어주세요. 더더더더더" 그렇게 음주측정기 불었고요. 잠시 후에 액정에 수치가 표시가 되는데 아이구야. 0.089% 면허정지 수준이었습니다. "선생님, 술 좀 드셨네요. 신분증 좀 주시죠." 경찰이 신분증 요구하자 이 운전자 잠시 머뭇머뭇하는 듯 하더니 건넸죠. "아이고, 참 알만한 분이 왜 이러셨어요." 하면서 신분증을 확인한 바로 그 순간! "아니 이 사람은?"하면서 경찰관 화들짝 놀랐겠죠.

제가 어제 있었던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 이 음주 단속 과정을 조금 극화해서 재구성해봤습니다. 솔직히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의원들은요. 운전해주는 수행비서가 다 있습니다. 보통 출근부터 퇴근길까지 책임을 져주죠. 그동안 의원들의 많은 음주관련 추문이 있었어도 음주운전은 없었던 것은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찾아보니까 2003년 4월에, 당시 민주당 이훈평 의원이 유일했습니다. 정말 없었는지 아니면 운좋게 안 걸렸는지 아니면 걸려도 없던 일로 해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이 헌정 이래 2번째 현직 의원의 음주 단속이었습니다. 이 의원 오늘 직접 입장을 냈습니다. 입이 열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죠. 들어보시죠.

[이용주/민주평화당 의원 : 한마디로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보기보다 표정은 밝네요. 그런데 지금부터 말씀드릴 내용이 정말 기가 찬 대목입니다. 지난 9월 25일 군복무 중에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에 치여 뇌사상태에 지금 빠진 윤창호씨의 사연 저희도 전해 드렸는데, 윤 씨 친구들이 청와대 청원까지 넣어서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그 일 말이죠. 결국 그런 호소가 국회도 움직여서 의원들이 이른바 '윤창호법'을 발의하기에 이르렀죠. 그런데 바로 그 법의 발의 참여의원 중 한 사람이 이용주 의원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의원은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다",  "윤창호법을 위해 힘써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우리의 아들 창호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글을 자기 SNS에 이렇게 버젓이 올려놓은 상태였습니다. 무려 한 10여 일 전에 말이죠.

이용주 의원 본인의 말을 그대로 적용해보겠습니다. 이 의원은 어젯밤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천만다행으로 어떤 피해도 없기는 했지만 예비 살인행위를 저질렀던 것입니다. 앞서 입장문에서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했는데 이것이 반성, 자숙으로 끝난다? 본인을 위해서도 결단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다음 총선 공천도 어려울 것이다. 왜냐, 본인이 직접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용주/민주평화당 의원 (3월 26일) : (예비후보들 중에) 도로교통법 (위반),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사기·횡령 등의 전과를 가진 후보자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후보자에 대한 철저하고 엄격한 '현미경' 검증을…]

다음 소식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끔찍하고 황망한 살인사건이 많이 나고 있죠. 지난달 24일에도 강원도 춘천에서 상견례를 앞둔 예비신부를 상대 남성이 목졸라 살해한 뒤에 그 시신을 훼손한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그 남성 피의자, "혼수 문제로 다퉜다" 이렇게 진술하면서 이른바 '춘천 혼수 살인사건'이라는 별칭이 붙었죠.

그런데 그 피해자 유족이 어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발 도와주십시오" 하면서 말이죠. "23살의 꽃다운 예쁜 딸이 두번의 끔찍한 죽음을 당했다"면서 말이죠. 두번의 죽음이라는 것이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그 범인 약혼녀를 목졸라 살해한 뒤 혹시 깨어날까 두려워서 흉기로 훼손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임으로써 2번 죽였다 라고 표현을 한 것이었습니다. 유족들은 무엇보다요. 피의자의 경찰 진술만으로 이번 사건의 성격이 "혼수 문제로 인한 다툼"으로 변질되어버리고 있는 데 대해서 분노했습니다. 혼수, 예단문제 지금까지 한번도 거론된 적 없었다는 것입니다. 유족들은 요청했습니다. 피의자의 신상 공개, 그리고 영원히 이 사회와 격리할 수 있는 강력한 처벌을 말이죠. 지금 지금 들어오기 전까지 확인을 해보니까 국민청원 참여 인원 수가 46000명 대를 넘지 못하고 있더군요. 힘을 좀 모아주시죠.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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