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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말하면서 과거만 쳐다보는 미 대선후보들

입력 2012-07-14 09:34

NYT "암울한 상황서 마땅한 비전제시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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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암울한 상황서 마땅한 비전제시 쉽지 않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운동 슬로건은 "미래로"(Forward)이다.

하지만 최근 오바마와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벌이는 싸움을 보면 오히려 "과거로"(Backward)가 더 적절할 듯 하다.

경제와 국제 문제에서 난국을 돌파할 확실한 카드가 없이 오히려 불확실성만 커지는 가운데 최근 두 대선 후보진영은 향후 4년 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대신 과거의 행적을 놓고 상대방을 공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오바마 측은 12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롬니가 1999년 베인캐피탈을 떠났다는 당초 주장과 달리 2002년까지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자리 유출 공방 2라운드를 재점화했다.

지난 9일 백악관 연설에서 중산층 감세정책 1년 연장 카드를 꺼내든지 사흘 만이다.

사실 중산층 세금 감면안은 전임자인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마련된 것으로 내년 1월 종료될 예정이다.

부시 시절에는 연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가정에 적용됐으나 오바마는 25만달러를 기준선으로 바꿨고 이에 공화당은 예전처럼 모든 소득 계층에 감세혜택을 줘야 한다고 요구한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롬니 측도 마찬가지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11일 오바마의 핵심 정책이자 최근 연방대법원이 사실상 합헌 결정을 내린 건강보험개혁법의 폐기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에서는 의원 전원이 이 법을 없애자는데 동참했다.

하지만 이 폐기안은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없고, 설사 가결되더라도 오바마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정치적인 제스처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공화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시 행정부의 세금감면 정책 원안에 대한 상원 표결마저 강행할 태세다.

미국의 정치적 마비 사태를 비판하는 저서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인 미키 에드워즈 전 하원 의원은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한번 했던 얘기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선거 중에서도 특히 대선에서는 많은 비전이 제시되지만 결과는 대부분 맹탕"이라고 했다.

이처럼 양측 모두 미래가 아닌 과거에 천착하는 것은 아직은 선거가 초반전이기 때문인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후보의 실탄창고 역할을 하는 `슈퍼팩'을 놓고 신경전이 날로 가열되는 가운데 "과거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식의 공격을 통해 상대방의 한계를 규정짓기 위한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지금의 미국 상황이 과거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논리가 더 설득력을 갖는다.

연방정부의 부채가 날로 늘어나고 경기 회복세는 더디기 짝이 없는데다, 정치권에서는 양극화 양상이 지속되다 보니 양쪽 모두 획기적인 정책 구상을 제시할 만한 여지도 의욕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으로서는 어떤 의제를 내놓든 그것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국민 다수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각 후보진영으로서는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롬니가 재정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공화당의 입장을 너무 내세울 경우 그로서는 표 떨어지는 소리를 감수해야 한다.

2008년 대선에서 기후변화나 이민자 문제를 이슈화하는데 성공한 오바마 역시 재선에 성공해도 집권 1기에 비해서는 이들 사안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전략가인 존 피헤리는 "롬니는 이번 대선전을 오바마의 대통령 시절 4년에 대해, 오바마는 롬니의 과거 14년에 대한 중간평가로 몰고가기를 원한다"며 "비전 제시에 대한 운신의 폭이 좁다 보니 양쪽 모두 과거에 집중하는 편리한 방법을 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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